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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리고 그 원작과의 관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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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3 한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445회 작성일 2013-06-2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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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6.19 03:06
2005년 체코 프라하에 가서 그곳 대학교수로부터 놀라운 말을 들었다. 체코를 대표하는 작가 밀란 쿤데라가 1985년 프랑스에서 낸 장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체코어로는 정식 출간되지 않았다는 얘기였다. 원작을 각색한 미국 영화만 벨벳 혁명 직후 상영됐다고 한다. 그 교수는 "쿤데라가 영화에 에로틱한 장면이 많다고 불만이었다"고 전했다. "영화부터 본 체코인들이 원작을 잘 이해하지 못할 거라며 체코에서 출간되기를 원치 않았다"고 했다. 쿤데라는 2006년에야 마음을 바꿔 체코어판 출간을 허락했다.
▶작가들은 대개 자기 소설을 옮긴 영화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장 자크 아노 감독이 영화 '연인'을 내놓자 원작자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발끈했다. 소설은 소녀가 겪는 정신적·육체적 변화를 미묘하게 그렸다. 그러나 영화는 10대 여배우의 과감한 노출로 사람들 눈길을 끌었다. 뒤라스는 "영화가 너무 직설적이라 혐오한다"고 했다.
만물상 일러스트
▶영화감독들은 흔히 "원작 해석은 감독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한다. 원작과 결말이 전혀 다른 영화도 많다. 영화 '태양은 가득히'에서 주인공 리플리는 부잣집 친구를 살해해 바다에 던진다. 리플리는 친구 행세를 하며 다닌다. 그러다 친구의 주검이 물 위로 떠올라 붙잡힌다. 원작 소설 '재주꾼 리플리' 마무리는 다르다. 리플리는 도망가서 친구가 남긴 돈으로 잘산다.
▶조선일보와 영화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가 지난 1년 사이 극장을 찾은 관객 2만여명을 조사해 원작과 영화의 관계를 살폈다. 원작을 읽고 영화를 본 관객은 대부분 영화에 실망했다. 44%가 '보통이다'고 시큰둥했고 15%가 '싫다'고 답했다. 반면 영화를 보고 나서 원작을 사 본 관객은 지난해 18%에서 올해 60%가 넘었다. 고전 '레미제라블'과 '위대한 개츠비'는 영화 개봉 후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건 외국 영화가 일으킨 현상이다.
▶요즘 우리 영화는 주로 인터넷 만화 웹툰을 원작으로 삼는다. 영화를 본 청소년들이 만화책을 사기 바쁘다고 한다. '위대한 개츠비'는 영어권에서 해마다 50만부나 팔리는 청소년 필독서다. 영화는 찬반 논란 속에 "원작엔 나름대로 충실했지만 영화적으론 '보통 개츠비'가 됐다"는 평을 받았다. 그래도 영화 덕분에 영어권에서 소설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 우리 문학 중에 청소년도 읽는 고전이 충무로 영화의 혜택을 본 적이 언제 있었던가. 수준 높은 만화도 있지만, 영화가 문학에서 영감을 얻고 문학이 영화 덕분에 독자를 늘려야 문화 생태계가 선(善)순환의 행복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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