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會연설서 진보정치 반성… 민노총까지 통렬히 비판]
"민주주의 운영능력 못갖추고
패권적 행태, 국민불신 자초"
2013.6월16일 당명 바꾸고 제2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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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가 11일“낡은 틀에 갇혀 있던 진보를 반성한다”는 취지의 연설을 하고 있다. /조인원 기자
진
보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2013.6월11일
이른바 '진보 정치'에 대한 반성문을 썼다.
이날 국회 비교섭 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서였다.
"과거의 낡은 사고 틀에 갇혔다"고 했고
"민주주의 운영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했다.
조직 기반인 민주노총을 비판하기까지 했다.
노총 비판은?
'진보 진영' 내에서는 금기 중의 금기로 받아들여져 왔다.
◇"민주주의 운영 능력 못 갖췄다"
심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진보 정치는 국민의 기대만큼 준비되지 못했고,
과거의 낡은 사고 틀에 갇혀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지 못했다"며
"진보 정치 혁신에 실패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 정치가 고비를 겪을 때마다
ㄱ.'진보는 항상 옳은가'
ㄴ.'진보는 더 민주적인가'
에 대한 회의와 갈등이 있었다"며
"평생을 민주화에 헌신했던 진보가 정작 스스로는 민주주의 운영 능력을 갖추지 못해,
급기야 패권적 행태를 보이며
국민 불신을 자초한 사실은
진보 정치의 자긍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진보 정당은 안보 불안 세력이라는 불신이 널리 퍼져 있다"며
"분단과 전쟁을 겪은 우리 국민이 가질 수 있는
ㄱ.이념적 트라우마와
ㄴ.안보 불안을
깊이 주목하지 못했고, 이에 성실히 응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ㄱ.종북 논란 같은 색깔론은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당위와
ㄴ.국민의 생명과 나라의 안위를 지켜야 하는 책임 있는 공당의 능력과 자격은
구분돼야 한다"고도 했다.
심 의원은
'노동 중심성 패러다임에 경도됐다'
'대기업 정규직 정당 아니냐'는 지적을
"근거 있는 비판"이라고 인정하면서,
"광범위한 사회 경제 민주화 세력을 대표하는 혁신 정당으로
다시 서겠다"고 말했다.
이는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이해관계만 반영한다는 비판을 들어온 민주노총의 체질 문제를 거론한 것이었다.
ㄱ.패권주의와 비민주성,
ㄴ.종북(從北)주의,
ㄷ.노조 편향성 등
'진보 정당'의 3대 문제를 모두 반성한 것이다.
◇"마음은 실제 더 통렬"
심 의원은 본지 전화 통화에서
"마음은 실제 더 통렬하다"며
"연설 시간을 10분밖에 주지 않아서 앞부분(반성)을 3분의 1 정도로 줄였다"고 했다.
심 의원은 "(종북 논란에) 억울한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색깔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했다"며
"그러나 우리가 공당으로서
안보 문제에 대한 국민 정서를
다소 나이브(순진하게 느슨하게)하게 인식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당의 침체를 벗어날 묘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하지 않는가"라며
" 우리 국민은?
진정성을 갖고 헌신하는 세력에는
다시 기회를 준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당명에서 '진보' 버리고 제2의 창당 계획
진보정의당은?
구(舊)민주노동당에서
심상정 의원, 노회찬 전 의원 등이
2008년 경기동부연합을 중심으로 한
당권파의 패권주의, 종북주의를 비판하며 탈당해 만든
진보신당을 뿌리로 하는 정당이다.
작년 총선을 앞두고
유시민 전 의원의 국민참여당과 민노당 당권파 세력이 다시 합쳐
통합진보당을 만들었으나
비례대표 선거 부정 사태로
진보신당계와 참여당계가 다시 탈당해
진보정의당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