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 가톨릭의 ^^^콘클라베-이것의 모든 것 A에서 Z까지-흥미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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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3 한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964회 작성일 2013-03-10 13:40본문
A to Z로 풀어보는
콘클라베의 모든
것!
[Cover Story] ■ 콘클라베는 이미 시작됐다
- 입력시간 : 2013.03.09
▲American Pope(
미국인 교황 )
-콘클라베에는 미국인 추기경 11명이 참가하지만
미국인 교황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Bertone(베르토네)
국무원장(총리)과 궁무처장(비서실장)을 겸한 최고 실력자.
반개혁파 수장으로 꼽히는 베르토네는 궐위기간 교황대리
역할을
맡는다.
▲Cardinal(추기경)
-추기경은 교황의 최측근 고문이고, 교황 선출권을 갖는다.
교구를 관할하는 대주교 or, 교황청 관료들이다.
맡는다.
2005년 당시
추기경단장이었던 라칭거 추기경이
장례식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 교황에 선출됐다.
▲Europe(유럽)
교황 선출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콘클라베 참석 추기경 117명 중 62명이
유럽 출신이다.
댄 브라운의 스릴러 <천사와 악마>,
로베르토 파치의 풍자소설 <콘클라베>가 유명하다.
여기서 추기경들은 교황 선출 일정 및 교회가 당면한 문제를
논의한다.
▲Holy
spirit(성령)
-가톨릭에서는
-가톨릭에서는
성령이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들에게
영감을 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2005년 콘클라베에 참여한 한 추기경은?
“한 번도 성령이 임한 적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Italian(이탈리아인)
-성 베드로 이후 베네딕토 16세까지 265명의 교황 중 210명이 이탈리아 출신이다. 현재 전체 추기경 209명 중에서도 이탈리아 출신이 49명(23.4%)으로 가장 많다.
▲John(요한)
-새 교황이 선출되면 교황으로서 쓸 교황명을 고른다. 현재까지 요한을 선택한 교황이 23명으로 가장 많다. 베네딕토(16명), 그레고리오(16명), 클레멘트(14명)가 뒤를 잇는다.
▲Korean(한국인)
-정진석(81) 추기경은 80세가 넘어 이번 콘클라베에 참가하지 않는다.
-성 베드로 이후 베네딕토 16세까지 265명의 교황 중 210명이 이탈리아 출신이다. 현재 전체 추기경 209명 중에서도 이탈리아 출신이 49명(23.4%)으로 가장 많다.
▲John(요한)
-새 교황이 선출되면 교황으로서 쓸 교황명을 고른다. 현재까지 요한을 선택한 교황이 23명으로 가장 많다. 베네딕토(16명), 그레고리오(16명), 클레멘트(14명)가 뒤를 잇는다.
▲Korean(한국인)
-정진석(81) 추기경은 80세가 넘어 이번 콘클라베에 참가하지 않는다.
김수환 추기경(당시 56세)은?
1978년 요한
바오로1ㆍ2세를 선출한 두 차례 콘클라베에 참석했다.
▲Leo X(레오 10세)
-레오 10세(1513~1521 재위)는 사제가 아니면서 콘클라베를 통해 교황에 선출된 마지막 교황이다. 그는 당시 사제 서품을 받지 않은 부제였다.
▲Media(언론)
-언론은 유력 후보를 보도하거나 여론을 전달하면서 교황 선출에 사실상 관여한다. 1978년 요한 바오로 1세를 뽑은 콘클라베는 언론의 힘이 큰 영향을 미친 첫 사례로 꼽힌다.
▲Novemdiales(노벰디알레스)
-라틴어로 ‘9일’을 뜻하는 노벰디알레스는 교황 사후 열리는 9일간의 공식 애도기간을 뜻한다.
▲Oath of secrecy(비밀서약)
-추기경들은 콘클라베에 앞서 교황선출과 관련한 일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고 서약한다. 어기면 중벌을 당할 수 있지만, 나중에 세부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Papabile(교황 후보)
-이탈리아어로 유력 교황후보를 뜻하는 말. 2005년 라칭거(베네딕토 16세)는 파파빌레 중 한 명이었지만, 1978년 보이티와(요한 바오로 2세)는 파파빌레가 아니었다.
▲Qualification(자격)
-원칙적으로 사제가 아니라도 가톨릭 남성 신자는 누구나 교황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관례적으로 콘클라베에 참석하는 추기경 중에서 교황이 선출된다.
▲Resignation(사임)
-생전 사임한 교황은 10명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베네딕토 16세를 빼고 가장 최근에 사임한 교황은 첼레스티노 5세(1294년)인데, 단테는 <신곡>에서 그가 사임해서 지옥에 갔다고 썼다.
▲Sistine Chapel(시스티나 성당)
-콘클라베가 열리는 장소. 미켈란젤로가 그린 ‘최후의 심판’ 벽화로 잘 알려져 있다.
▲Two thirds(3분의 2)
-교황에 선출되려면 콘클라베 참석 추기경들의 3분의 2 이상 지지를 얻어야 한다. 3분의 2 이상 지지를 받지 못하면 콘클라베는 계속된다.
▲Universi dominici gregis(주님의 양떼)
-요한 바오로 2세가 1996년 정한 교황 선출 규칙. 엄격한 콘클라베 비밀 준수 의무를 담고 있다. 콘클라베가 33회에 걸쳐서도 결론을 못 내면 단순다수결로 교황을 뽑도록 했지만, 2007년 베네딕토 16세는 이를 3분의 2 규정으로 되돌렸다.
▲Vatileaks(바티리크스)
-베네딕토 16세의 사임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티리크스 스캔들을 계기로 바티칸에 환멸을 느꼈다는 것이다. 바티리크스는 교황 집사가 성직자 비리 및 돈세탁 등의 내용을 담은 문서를 외부에 유출한 사건이다. 이 사건을 통해 교황청 내부 부패와 권력 갈등이 세상에 낱낱이 드러났다.
▲White smoke(흰 연기)
-콘클라베가 끝날 때마다 시스티나 성당 굴뚝으로 연기를 내보낸다. 흰 연기는 교황 선출을, 검은 연기는 선출 실패를 상징한다. 흰 연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화학약품을 쓴다.
▲eXcommunication(파문)
-콘클라베에서 정치적 뒷거래를 하려던 2명의 추기경이 파문된 사례도 있다. 1922년 콘클라베에서 생긴 일이다.
▲Youngest(가장 젊은 교황)
-일부 교황은 생몰연도가 밝혀지지 않아 즉위 연령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 대체로 11~20세 사이에 교황이 된 베네딕토 9세(11세기) 또는 18세에 교황이 된 요한 12세(10세기)가 어린 교황으로 꼽힌다.
▲Zero tolerance(무관용 원칙)
-빈발하는 성직자의 성폭력 사건은 차기 교황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다. 일부 사제들은 이번 콘클라베에 앞서 성폭력 사건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레오 10세(1513~1521 재위)는 사제가 아니면서 콘클라베를 통해 교황에 선출된 마지막 교황이다. 그는 당시 사제 서품을 받지 않은 부제였다.
▲Media(언론)
-언론은 유력 후보를 보도하거나 여론을 전달하면서 교황 선출에 사실상 관여한다. 1978년 요한 바오로 1세를 뽑은 콘클라베는 언론의 힘이 큰 영향을 미친 첫 사례로 꼽힌다.
▲Novemdiales(노벰디알레스)
-라틴어로 ‘9일’을 뜻하는 노벰디알레스는 교황 사후 열리는 9일간의 공식 애도기간을 뜻한다.
▲Oath of secrecy(비밀서약)
-추기경들은 콘클라베에 앞서 교황선출과 관련한 일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고 서약한다. 어기면 중벌을 당할 수 있지만, 나중에 세부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Papabile(교황 후보)
-이탈리아어로 유력 교황후보를 뜻하는 말. 2005년 라칭거(베네딕토 16세)는 파파빌레 중 한 명이었지만, 1978년 보이티와(요한 바오로 2세)는 파파빌레가 아니었다.
▲Qualification(자격)
-원칙적으로 사제가 아니라도 가톨릭 남성 신자는 누구나 교황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관례적으로 콘클라베에 참석하는 추기경 중에서 교황이 선출된다.
▲Resignation(사임)
-생전 사임한 교황은 10명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베네딕토 16세를 빼고 가장 최근에 사임한 교황은 첼레스티노 5세(1294년)인데, 단테는 <신곡>에서 그가 사임해서 지옥에 갔다고 썼다.
▲Sistine Chapel(시스티나 성당)
-콘클라베가 열리는 장소. 미켈란젤로가 그린 ‘최후의 심판’ 벽화로 잘 알려져 있다.
▲Two thirds(3분의 2)
-교황에 선출되려면 콘클라베 참석 추기경들의 3분의 2 이상 지지를 얻어야 한다. 3분의 2 이상 지지를 받지 못하면 콘클라베는 계속된다.
▲Universi dominici gregis(주님의 양떼)
-요한 바오로 2세가 1996년 정한 교황 선출 규칙. 엄격한 콘클라베 비밀 준수 의무를 담고 있다. 콘클라베가 33회에 걸쳐서도 결론을 못 내면 단순다수결로 교황을 뽑도록 했지만, 2007년 베네딕토 16세는 이를 3분의 2 규정으로 되돌렸다.
▲Vatileaks(바티리크스)
-베네딕토 16세의 사임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티리크스 스캔들을 계기로 바티칸에 환멸을 느꼈다는 것이다. 바티리크스는 교황 집사가 성직자 비리 및 돈세탁 등의 내용을 담은 문서를 외부에 유출한 사건이다. 이 사건을 통해 교황청 내부 부패와 권력 갈등이 세상에 낱낱이 드러났다.
▲White smoke(흰 연기)
-콘클라베가 끝날 때마다 시스티나 성당 굴뚝으로 연기를 내보낸다. 흰 연기는 교황 선출을, 검은 연기는 선출 실패를 상징한다. 흰 연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화학약품을 쓴다.
▲eXcommunication(파문)
-콘클라베에서 정치적 뒷거래를 하려던 2명의 추기경이 파문된 사례도 있다. 1922년 콘클라베에서 생긴 일이다.
▲Youngest(가장 젊은 교황)
-일부 교황은 생몰연도가 밝혀지지 않아 즉위 연령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 대체로 11~20세 사이에 교황이 된 베네딕토 9세(11세기) 또는 18세에 교황이 된 요한 12세(10세기)가 어린 교황으로 꼽힌다.
▲Zero tolerance(무관용 원칙)
-빈발하는 성직자의 성폭력 사건은 차기 교황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다. 일부 사제들은 이번 콘클라베에 앞서 성폭력 사건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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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묵상뒤 흠집내기·편가르기… 콘클라베의
'두얼굴'
[Cover Story] ■ 콘클라베는 이미
시작됐다
세속 뺨치는 '…카더라' 통신 봇물
추기경들 속보 목마른 언론 이용 노골적 여론전·인신 비방까지…
추기경 총회가 결정적 영향력
차기교황 선출 흰연기 필때까지 친분·언어권별로 합종연횡도
세속 뺨치는 '…카더라' 통신 봇물
추기경들 속보 목마른 언론 이용 노골적 여론전·인신 비방까지…
추기경 총회가 결정적 영향력
차기교황 선출 흰연기 필때까지 친분·언어권별로 합종연횡도
새 교황
체형에 대비하기 위해 세 가지 크기(대형^중형^소형)로 준비된 교황복이 4일 이탈리아 로마 시내 가마렐리 양복점에 전시됐다. 가마렐리는
1922년 이후 교황의 의복을 제작해 왔다. 로마=AP=연합뉴스
"쉬는 시간에 만나 떠들어대는 것이 이탈리아 추기경들의 일과였다. 서거한 교황이 이탈리아인이 아니었다는 것은 이탈리아 추기경 모두에게 중대한
사안이었다."(로베르토 파치의 소설 <콘클라베>)
"만약 여러분이 (콘클라베)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지겨워서 눈물을 흘릴 겁니다."(프란츠 쾨니히 추기경의 회고)
여기 두 가지 버전의 콘클라베가 있다. 파치의 소설은 지역으로 세력화하려는 추기경들의 정치를 부각했고, 쾨니히 추기경의 회고는 지루한 묵상과 기도로 이어지는 영적인 과정을 묘사했다. 콘클라베의 진실은 콘클라베를 경험하지 못한 소설가의 취재력과 상상력, 경험했으나 비밀준수 의무를 지켜야 하는 추기경의 자기검열 사이 어딘가에 존재할 것이다.
성의(聖意)의 베일 뒤에서 펼쳐지는 은밀하고도 드라마틱한 교황 선출의 정치를 추기경들의 말과 바티칸 전문가들의 기록을 통해 살펴보자.
콘클라베를 흔드는 손
교황이 사망(또는 사임)하고 바티칸이 콘클라베를 준비하는 사이, 교황청 밖에서는 보다 노골적인 여론전과 인신공격이 난무한다. 이 역할을 주로 담당하는 것이 언론이다. 언론은 차기 교황 유력 후보가 누구인지 보도하며 여론몰이에 나선다.
교황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추기경들도 언론 인터뷰를 이용한다. 출마 의사를 밝히거나 특정인 지지를 표명하는 일은 금지돼 있어, 추기경들은 최대한 우회적 표현으로 생각을 드러낸다. 이번에도 션 오말리(69ㆍ미국), 크리스토프 쇤보른(68ㆍ오스트리아), 대니얼 디나르도(64ㆍ미국), 지오반니 라졸로(78ㆍ이탈리아) 추기경 등이 잇달아 언론과 접촉했다.
속보에 굶주린 언론을 이용하는 너저분한 폭로전도 벌어진다. 2005년 콘클라베를 앞두고 안젤로 스콜라(72ㆍ이탈리아) 추기경이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거나 이반 디아스(77ㆍ인도) 추기경이 당뇨병을 앓는다는 기사가 갑자기 나왔다.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77ㆍ아르헨티나) 추기경이 군사정권과 결탁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세 사람 모두 당시 유력한 교황 후보였다.
문제는 이런 소문이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여론과 추기경들의 판단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가톨릭 전문지인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 기자로, 바티칸 내부 사정에 가장 정통한 언론인으로 꼽히는 존 앨런은 "누구도 소문이 진실인지 검증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네거티브가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특정 후보를 끌어내리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탐색의 장, 추기경 총회
지난 4일 시작된 추기경 총회는 추기경들의 결정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행사로 꼽힌다. 추기경 총회는 교황 궐위 상황에서 교회 현안을 다루기 때문에, 당연히 차기 교황이 갖춰야 할 덕목이나 자질 문제가 주로 논의된다. 차기 교황의 윤곽도 여기서 대충 드러난다.
추기경 총회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해 교황이 오른 이는 바로 전 교황인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베네딕토 16세)이다. 10개 국어를 구사하는 라칭거 추기경은 추기경 단장 자격으로 2005년 총회를 이끌었는데, 추기경들을 하나하나 만나 상대 모국어를 써 가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신의 로트바일러(독일산 맹견)'라 불렸던 라칭거는 이런 접촉을 통해 강성 이미지를 상당히 희석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78년 추기경 총회에서는 킹메이커의 활약이 돋보였다. 당시 추기경단에서 가장 존경을 받던 프란츠 쾨니히(오스트리아) 추기경은 카롤 보이티야(요한 바오로 2세)라는 무명의 폴란드 추기경을 지지하자는 여론을 조성했다. 가톨릭이 공산주의와 화해하기 위해서 동유럽 출신 교황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바티칸의 밤을 주목하라
추기경 총회 기간에는 친분이 있는 추기경끼리 로마 시내 레스토랑 등에 모여 투표 전략을 짜거나 다른 추기경을 설득할 방법을 논의하기도 한다.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언어권이 같은 추기경들의 모임도 교황 선출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변수다. 로마 시내 판테온 근처에 있는 프랑스 레스토랑 라우 비바, 그레고리오 대학에서 가까운 레스토랑 아브루치 등이 주요 회합 장소로 꼽힌다.
콘클라베가 시작되면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들의 외부 접촉이 차단된다. 추기경들은 낮 동안 시스티나 성당에서 하루 오전 오후 두 번씩 최대 네 차례 투표를 하고, 밤에는 숙소에 격리되어 휴식을 취한다. 실제 콘클라베에서는 기도와 묵상, 그리고 투표만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어서 추기경들의 의견 교환이나 이견 조율은 주로 숙소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앨런 기자가 2005년 콘클라베 참석자들을 취재한 바에 따르면, 당시 친 라칭거파 추기경들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추기경들을 끌어들이려 숙소에서 로비 활동을 했다. 라칭거 추기경의 제자이자 '라칭거의 영적인 아들'로 불렸던 쇤보른 추기경이 킹메이커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여러분이 (콘클라베)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지겨워서 눈물을 흘릴 겁니다."(프란츠 쾨니히 추기경의 회고)
여기 두 가지 버전의 콘클라베가 있다. 파치의 소설은 지역으로 세력화하려는 추기경들의 정치를 부각했고, 쾨니히 추기경의 회고는 지루한 묵상과 기도로 이어지는 영적인 과정을 묘사했다. 콘클라베의 진실은 콘클라베를 경험하지 못한 소설가의 취재력과 상상력, 경험했으나 비밀준수 의무를 지켜야 하는 추기경의 자기검열 사이 어딘가에 존재할 것이다.
콘클라베를 흔드는 손
교황이 사망(또는 사임)하고 바티칸이 콘클라베를 준비하는 사이, 교황청 밖에서는 보다 노골적인 여론전과 인신공격이 난무한다. 이 역할을 주로 담당하는 것이 언론이다. 언론은 차기 교황 유력 후보가 누구인지 보도하며 여론몰이에 나선다.
교황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추기경들도 언론 인터뷰를 이용한다. 출마 의사를 밝히거나 특정인 지지를 표명하는 일은 금지돼 있어, 추기경들은 최대한 우회적 표현으로 생각을 드러낸다. 이번에도 션 오말리(69ㆍ미국), 크리스토프 쇤보른(68ㆍ오스트리아), 대니얼 디나르도(64ㆍ미국), 지오반니 라졸로(78ㆍ이탈리아) 추기경 등이 잇달아 언론과 접촉했다.
속보에 굶주린 언론을 이용하는 너저분한 폭로전도 벌어진다. 2005년 콘클라베를 앞두고 안젤로 스콜라(72ㆍ이탈리아) 추기경이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거나 이반 디아스(77ㆍ인도) 추기경이 당뇨병을 앓는다는 기사가 갑자기 나왔다.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77ㆍ아르헨티나) 추기경이 군사정권과 결탁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세 사람 모두 당시 유력한 교황 후보였다.
문제는 이런 소문이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여론과 추기경들의 판단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가톨릭 전문지인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 기자로, 바티칸 내부 사정에 가장 정통한 언론인으로 꼽히는 존 앨런은 "누구도 소문이 진실인지 검증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네거티브가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특정 후보를 끌어내리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탐색의 장, 추기경 총회
지난 4일 시작된 추기경 총회는 추기경들의 결정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행사로 꼽힌다. 추기경 총회는 교황 궐위 상황에서 교회 현안을 다루기 때문에, 당연히 차기 교황이 갖춰야 할 덕목이나 자질 문제가 주로 논의된다. 차기 교황의 윤곽도 여기서 대충 드러난다.
추기경 총회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해 교황이 오른 이는 바로 전 교황인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베네딕토 16세)이다. 10개 국어를 구사하는 라칭거 추기경은 추기경 단장 자격으로 2005년 총회를 이끌었는데, 추기경들을 하나하나 만나 상대 모국어를 써 가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신의 로트바일러(독일산 맹견)'라 불렸던 라칭거는 이런 접촉을 통해 강성 이미지를 상당히 희석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78년 추기경 총회에서는 킹메이커의 활약이 돋보였다. 당시 추기경단에서 가장 존경을 받던 프란츠 쾨니히(오스트리아) 추기경은 카롤 보이티야(요한 바오로 2세)라는 무명의 폴란드 추기경을 지지하자는 여론을 조성했다. 가톨릭이 공산주의와 화해하기 위해서 동유럽 출신 교황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바티칸의 밤을 주목하라
추기경 총회 기간에는 친분이 있는 추기경끼리 로마 시내 레스토랑 등에 모여 투표 전략을 짜거나 다른 추기경을 설득할 방법을 논의하기도 한다.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언어권이 같은 추기경들의 모임도 교황 선출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변수다. 로마 시내 판테온 근처에 있는 프랑스 레스토랑 라우 비바, 그레고리오 대학에서 가까운 레스토랑 아브루치 등이 주요 회합 장소로 꼽힌다.
콘클라베가 시작되면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들의 외부 접촉이 차단된다. 추기경들은 낮 동안 시스티나 성당에서 하루 오전 오후 두 번씩 최대 네 차례 투표를 하고, 밤에는 숙소에 격리되어 휴식을 취한다. 실제 콘클라베에서는 기도와 묵상, 그리고 투표만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어서 추기경들의 의견 교환이나 이견 조율은 주로 숙소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앨런 기자가 2005년 콘클라베 참석자들을 취재한 바에 따르면, 당시 친 라칭거파 추기경들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추기경들을 끌어들이려 숙소에서 로비 활동을 했다. 라칭거 추기경의 제자이자 '라칭거의 영적인 아들'로 불렸던 쇤보른 추기경이 킹메이커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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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뚱뚱한 교황'? 바티칸 '진자의 법칙' 통할까
[Cover Story] ■ 콘클라베는 이미
시작됐다
전임·후임자 이념·색채 교차 경향
보수성향 베네딕토 16세와 다른 진보적 인물 선출 가능성 높아
종교간 화해 추구한 스콜라·턱슨 사회참여 실천 마라디아가 주목
비유럽권·흑인교황 탄생도 주목
전임·후임자 이념·색채 교차 경향
보수성향 베네딕토 16세와 다른 진보적 인물 선출 가능성 높아
종교간 화해 추구한 스콜라·턱슨 사회참여 실천 마라디아가 주목
비유럽권·흑인교황 탄생도 주목
2005년
4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사망 이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열린 콘클라베에 참석한 추기경들이 비밀 유지를 다짐하는 서약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바티칸에는 "뚱뚱한 교황 다음에 마른 교황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교황의 체중을 말하는 게 아니라, 성향이나
추구하는 이념, 혹은 경력 등을 염두에 둔 은유적 표현이다. 추기경들은 전임 교황이 소홀히 했던 가치를 추구할 인물, 전임 교황과 다른 성향의
인물을 새 교황으로 뽑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다.
종신직인 교황은 재위기간이 길고, 그럴수록 단점과 약점이 두드러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런 '진자의 법칙'은 실제로 상당히 설득력 있는 분석틀이 될 수 있다. 물론 베네딕토 16세가 '뚱뚱한지 마른지'판단할 잣대는 추기경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외신을 통해 공개된 추기경들의 발언이나 가톨릭 전문가들의 분석을 볼 때, 추기경들의 출신지역과 이념적 성향이 결정의 주요 잣대일 수밖에 없다는 데는 거의 이견이 없다.
성향-진자의 법칙 통할까
교황의 성향과 관련한 문제에서 특히 진자의 법칙이 통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1958년 보수 성향의 비오 12세 사망 이후 열린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들은 안젤로 주세페 론탈리 추기경(요한 23세)을 교황으로 선출했다. 요한 23세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열어 교회 개혁 문제에서 전향적 조치를 했던 교황으로 평가된다.
물론 급진 성향 사제가 추기경에까지 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누가 교황이 되든 이념의 진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교회가 세상을 향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어떤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지 하는 점에서 추기경들의 생각은 상당히 다를 수 있다.
만약 이번 콘클라베에서도 진자가 이동한다면 베네딕토 16세에게 결여됐던 가치를 추구할 인물이 교황에 오를 공산이 크다. 베네딕토 16세는 ▦타종교와의 화해 문제를 등한시했고 ▦교황청 개혁에 실패했으며 ▦성직자의 아동 성폭력 사건 대응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이 과오로 지적된다.
종교간 화해를 추진할 인물로는 이슬람과 기독교의 소통을 연구하는 학자이기도 한 안젤로 스콜라(72ㆍ이탈리아) 추기경, 이슬람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피터 턱슨(64ㆍ가나) 추기경 등이 꼽힌다. 또 오랫동안 가톨릭 진보 세력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온 로드리게즈 마라디아가(71ㆍ온두라스) 추기경은 보수 쪽으로 쏠린 바티칸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인물로 꼽힌다.
지역-유럽 독식 끝날까
성향이나 이념이 명분이라면 출신 지역은, 적어도 경험적으로는, 가장 강력한 변수다. 이번 콘클라베의 가장 뜨거운 관전 포인트가 비유럽 출신 교황 탄생 여부인 것도 그 때문이다. 역대 교황 265명의 출신을 보면 이탈리아인이 210명으로 압도적 다수. 프랑스(16명), 그리스(12명), 독일(8명) 등을 합하면 사실상 유럽이 교황권을 독점해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경향에 대한 교회 안팎의 저항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 계속 교황이 나온다면 교회의 다양성을 해치고 타 지역 가톨릭 신도의 상실감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시어도어 맥캐릭(83ㆍ미국) 추기경은 지난달 인터뷰를 통해 "이번엔 제3세계에서 교황이 선출될 때"라며 유럽 독식 현상을 지적했다.
만약 추기경들의 중지가 비유럽권 쪽으로 모인다면 가톨릭 교세가 가장 강한 중남미 추기경들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2005년 콘클라베 유력 후보였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77ㆍ아르헨티나), 세계 최대 가톨릭 국가 브라질 출신의 오질루 셰레르(64) 추기경 등이 주목 받고 있다. 마르크 우엘레(69ㆍ캐나다),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56ㆍ필리핀) 추기경도 이 기준을 충족한다.
흑인 교황이 탄생할지도 초미의 관심사. 영국 도박사들은 제3세계 교황 선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피터 턱슨 추기경을 가장 유력 후보로 꼽는다. 1139년 중세 성직자 말라키아가 쓴 예언서에 이번 교황의 이름이 베드로(피터)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 있어 턱슨을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로버트 사라(68ㆍ기니) 추기경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하지만 두 번 연속 교황 자리를 놓쳤던 이탈리아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콘클라베 참석 추기경을 국적으로 분류하면 이탈리아 출신이 28명으로 가장 많다. 지난해 바티칸 안팎에서는 교황청 최대 실력자 타르치시오 베르토네(78ㆍ이탈리아) 추기경이 자신과 가까운 이탈리아 주교들을 대거 신임 추기경으로 천거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탈리아 출신 후보는 지안프랑코 라바시(71), 안젤로 바그나스코(70), 안젤로 스콜라 추기경이다.
종신직인 교황은 재위기간이 길고, 그럴수록 단점과 약점이 두드러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런 '진자의 법칙'은 실제로 상당히 설득력 있는 분석틀이 될 수 있다. 물론 베네딕토 16세가 '뚱뚱한지 마른지'판단할 잣대는 추기경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외신을 통해 공개된 추기경들의 발언이나 가톨릭 전문가들의 분석을 볼 때, 추기경들의 출신지역과 이념적 성향이 결정의 주요 잣대일 수밖에 없다는 데는 거의 이견이 없다.
성향-진자의 법칙 통할까
교황의 성향과 관련한 문제에서 특히 진자의 법칙이 통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1958년 보수 성향의 비오 12세 사망 이후 열린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들은 안젤로 주세페 론탈리 추기경(요한 23세)을 교황으로 선출했다. 요한 23세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열어 교회 개혁 문제에서 전향적 조치를 했던 교황으로 평가된다.
물론 급진 성향 사제가 추기경에까지 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누가 교황이 되든 이념의 진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교회가 세상을 향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어떤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지 하는 점에서 추기경들의 생각은 상당히 다를 수 있다.
만약 이번 콘클라베에서도 진자가 이동한다면 베네딕토 16세에게 결여됐던 가치를 추구할 인물이 교황에 오를 공산이 크다. 베네딕토 16세는 ▦타종교와의 화해 문제를 등한시했고 ▦교황청 개혁에 실패했으며 ▦성직자의 아동 성폭력 사건 대응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이 과오로 지적된다.
종교간 화해를 추진할 인물로는 이슬람과 기독교의 소통을 연구하는 학자이기도 한 안젤로 스콜라(72ㆍ이탈리아) 추기경, 이슬람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피터 턱슨(64ㆍ가나) 추기경 등이 꼽힌다. 또 오랫동안 가톨릭 진보 세력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온 로드리게즈 마라디아가(71ㆍ온두라스) 추기경은 보수 쪽으로 쏠린 바티칸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인물로 꼽힌다.
지역-유럽 독식 끝날까
성향이나 이념이 명분이라면 출신 지역은, 적어도 경험적으로는, 가장 강력한 변수다. 이번 콘클라베의 가장 뜨거운 관전 포인트가 비유럽 출신 교황 탄생 여부인 것도 그 때문이다. 역대 교황 265명의 출신을 보면 이탈리아인이 210명으로 압도적 다수. 프랑스(16명), 그리스(12명), 독일(8명) 등을 합하면 사실상 유럽이 교황권을 독점해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경향에 대한 교회 안팎의 저항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 계속 교황이 나온다면 교회의 다양성을 해치고 타 지역 가톨릭 신도의 상실감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시어도어 맥캐릭(83ㆍ미국) 추기경은 지난달 인터뷰를 통해 "이번엔 제3세계에서 교황이 선출될 때"라며 유럽 독식 현상을 지적했다.
만약 추기경들의 중지가 비유럽권 쪽으로 모인다면 가톨릭 교세가 가장 강한 중남미 추기경들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2005년 콘클라베 유력 후보였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77ㆍ아르헨티나), 세계 최대 가톨릭 국가 브라질 출신의 오질루 셰레르(64) 추기경 등이 주목 받고 있다. 마르크 우엘레(69ㆍ캐나다),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56ㆍ필리핀) 추기경도 이 기준을 충족한다.
흑인 교황이 탄생할지도 초미의 관심사. 영국 도박사들은 제3세계 교황 선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피터 턱슨 추기경을 가장 유력 후보로 꼽는다. 1139년 중세 성직자 말라키아가 쓴 예언서에 이번 교황의 이름이 베드로(피터)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 있어 턱슨을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로버트 사라(68ㆍ기니) 추기경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하지만 두 번 연속 교황 자리를 놓쳤던 이탈리아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콘클라베 참석 추기경을 국적으로 분류하면 이탈리아 출신이 28명으로 가장 많다. 지난해 바티칸 안팎에서는 교황청 최대 실력자 타르치시오 베르토네(78ㆍ이탈리아) 추기경이 자신과 가까운 이탈리아 주교들을 대거 신임 추기경으로 천거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탈리아 출신 후보는 지안프랑코 라바시(71), 안젤로 바그나스코(70), 안젤로 스콜라 추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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