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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치페이 말고 코리안 페이의 문제점은?-은퇴자 필독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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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3 한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3,892회 작성일 2013-03-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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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계문화 공고히… 돈없는 노인 인간관계 옥죄기도
 
 
 
 
 
 
 
코리안페이 어떻게 볼 것인가

  • 정지용기자
  • 입력시간 : 2013.03.02
전문가들은 코리안페이가 권력관계에서 비롯돼 교환관계로 변질돼왔다는 의견이었다.
상급자와 하급자, 남성과 여성, 연장자와 연소자의 위계에서 시작돼 그 관계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해왔다는 것이다. 당연히 코리안페이 관습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저 견해는 역사적으로 형성된 자본서열화를 전제한다.
상급자(연장자)는 하급자(연소자)의 밥값을 대신 내줌으로써 사적인 차원에서 자본을 재분배하고 서열화의 긴장을 완화하기도 했다.
한국 사회 특유의 정(情) 문화
와 서구의 타산적 합리주의적 생활습관에 대한 거부감도 코리안페이의 생명력을 강화했다.

문제는 상급자, 남성, 연장자라는 전통적 '갑(甲)'이 더 이상 갑이 아니라는 데 있다.
지갑 위계는 여기저기서 와해되고 있는데
지불
위계가
못 따라가는 것이다.
처자식 딸린 선배도, 취업 못한 남성도 전통이 억지로 입혀준 갑의 옷을 입고 원치 않는 의무와 권리를 강요 받고 있는 것이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코리안페이 문화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보살펴야 한다는
유교주의적인 전통에서 유래했다"
"과거에는 '너그러움'의 표현이었지만 지금은 밥을 사 주고 아랫사람의 존경과 충성을 요구하는 일종의 교환 관계가 되었다" 고 말했다.
그는 "코리안페이가 사적인 영역에서 부의 재분배 기능을 하는 측면도 있지만 그것이 권력의 위계관계로 이어지는 게 문제"라며
"코리안페이로 강화되는 위계문화는?
개인간 평등한 관계를 가로막고, 궁극적으로는 민주주의의 장애가 된다"고 말했다.
김은실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는?
남녀 관계에서 남성들이 더 감당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을 두고 "우리 사회가 성평등을 이루지 못했다는 단적인 증거"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남성들은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2차, 3차 데이트 비용까지 지불하며 경제력을 과시하고, 여성들은 남성에게 얼마나 얻어먹었는지를 자신의 가치로 여긴다"며
"자유로워야 하는 남녀 관계가 돈에 얽매이는 관계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력이 없는 선배는 선배 자격을 얻지 못하고 돈이 없는 남성들은 연애 시장에서 소외감을 느낀다"며
"허례허식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평론가이자 방송인 김갑수씨는
"코리안페이 현상은 자산 서열화의 한 현상이겠지만, 사주고 얻어먹는 관계가 정형화했다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화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10여 년 전부터 서점 매대를 점령해 온 처세술이나 자기계발서들이 사람을 자산으로, 인간관계를 자산 관계망(관계자본)으로 전제하는 현실을 예로 들며
"그런 인식 안에서 인격체적 관계가 형성될 여지는 협소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령 은퇴세대에게 코리안페이는 잔인한 삶의 질곡이 되기도 한다.
후배세대를 만나든 동년배 모임에 나가든 늘 사기도 부담스럽고 얻어 먹기도 민망한 일.
고령자의 3대 불안으로 꼽히는
건강과 돈(물질적 여유),
고독(인간관계) 가운데 두 가지를 코리안페이가 가로막고 있는 셈.
더욱이 한국은 전체 인구대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11.4%(2011년 기준)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노인빈곤율도 45.1%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압도적 1위(보건사회연구원)다.
그래서, 더치페이가 아니면 모임 자체가 지속되지 못한다는 말도 있다.
방송인 김씨는 "노인들의 경우 더치페이에 대한 반감도 상대적으로 강하고 번갈아 내거나 신세 진 사람이 내는 등 코리안페이의 자체합리성이라는 것도 있다"며
"다만 그 관행이 장기화할 경우 부담이 불균등해질 수밖에 없고,
타격 또한 크기 때문에
회비제 등 절충형 더치페이 관행이 여느 세대 못지않게 적극적으로 모색되고 정착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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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네덜란드에선, 더치페이의 나라… 소개팅 자리도 반반씩
입력시간 : 2013.03.02 02: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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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예지
● 권예지(26) 네덜란드 교육 진흥원 직원·네덜란드 6년 거주

네덜란드는 말 그래도 '더치페이'의 나라입니다. 교수와 학생이 밥을 먹을 때도 자연스럽게 따로 계산합니다. 음식값이 워낙 비싼 탓도 있지만 한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이유입니다. 처음에는 지나치게 타산적이라고 느꼈지만, 서로 부담을 안 주니까 오히려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개인의 자립심이나 남녀 평등에 대한 인식도 한국보다 높은 편입니다. 네덜란드에서는 18세 이상이면 대개 집에서 독립하는데, 만약 부모 집에 얹혀 살 경우 임대비용을 지불합니다. 소개팅을 할 때도 남자가 모두 돈을 내거나 더 내는 경우는 드물어요. 한국과 달리 네덜란드에서는 남자가 돈을 더 내면 오히려 여자가 자존심 상해합니다. '내가 뭐가 부족해서 얻어 먹어야 해'라고 생각하죠.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명품이 가장 안 팔리는 나라입니다. 시선이나 체면을 신경 쓰지 않죠. 그런 것도 더치페이 문화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요?

일본에선, 밥·술 얻어먹게 되면 빚지는 것 같아 불편
● 토요우라 준이치(豊浦潤一ㆍ45) 요미우리신문 한국특파원·한국 3년 거주


일본에서는 연인 등 아주 친밀한 사이가 아니면 더치페이가 기본입니다. 1엔까지 철저히 계산해서 낸다는 건 과장된 거고, 적당히 융통성 있게 지불해요.

코리안페이와 일본의 더치페이는 문화의 차이 같아요. 하지만 샐러리맨 월급이 거기서 거기인데, 한국의 선배들은 '선배로서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조금 무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한국 사람과 식사를 할 때는 코리안페이를, 일본에 돌아가서는 더치페이를 하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문화적 차이라고 생각하지만, 코리안페이를 하며 밥을 살 때는 경제적으로 부담스럽고, 얻어 먹을 때는 빚을 지는 것 같아 불편합니다. 상대가 술 한 잔을 사더라도 '이건 얻어먹는 술이야'라고 생각하게 되죠. 지금은 누군가 제게 술을 산다고 할 때 일부러 포장마차 등 부담 없는 곳을 갑니다.

중국에선, 중국식 표현은 AA制 선배라고 밥사진 않아
● 리충희(李忠姬ㆍ30) 롯데JTB 여행사 중국팀·한국 5년 거주


중국에는 'AA제(制)' 라는 게 있는데 더치페이의 중국식 표현이죠. 얼마 전 'AA제 생활'이라는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 정도로 중국에서는 더치페이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에 와서 선배들이 밥을 살 때 한편 놀라웠고 한편으론 기분 좋았습니다. 중국에서는 선배라고 자연스럽게 밥을 사는 경우는 없어요. 한번은 회사 선배와 동료들이 제 생일에 깜짝 파티를 해주며 케이크를 사줬는데 중국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죠. 다만 선후배나 나이 차이를 막론하고 한번 '친구(朋友,펑요우)'가 되면 주거니 받거니 밥을 사기도 합니다.

직장에서 동료의 실수로 나까지 함께 혼이 난 적이 있어요. 그게 이상해서 항의했더니 '연대 책임 아니냐. 그리고 지금 선배가 말하는데 대드는 거냐'고 또 혼이 났죠. 그렇게 집단화하는 문화와도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한국의 코리안페이가 선배가 후배를 돌봐주는 방식이지만 한편으로 선배들이 '권위'를 만드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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