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대화(58회) 감독-전격 경질!-인터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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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3 한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3,765회 작성일 2012-08-28 12:26본문
한화 한대화 감독(사진=한화) |
야왕이 폐위됐다.
8월 28일 오전 한화 구단은 한대화(52)감독이 ‘팀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자진사퇴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경질이었다. 하루 전 한화 구단 고위층이 한 감독을 만나 경질을 통보했다.
한 감독의 경질을 둘러싸고 야구계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는 입장과 “충분히 예상했던 수순”이란 반응으로 나뉘고 있다. 한 야구해설가는 “한화 구단이 누차 ‘시즌 종료 때까지 감독 경질은 없다’고 밝혀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었다”며 “잔여 28경기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경질을 결정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화 내부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8월 들어 한화가 연패를 거듭하며 구단 고위층이 뭔가를 준비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구단이 마치 피신을 시키듯 운영팀장을 3군 감독으로 보직 변경할 때부터 ‘대대적인 인사 태풍’을 예감했다”고 밝혔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든 충분히 예상했던 수순이든 한 감독과 한화의 이별은 이미 결정된 상태였다. 한화는 대외적으론 ‘시즌 중 한 감독의 경질은 없다’고 밝히면서도, 그즈음 구단 고위층이 한 감독에게 ‘재계약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터였다.
대개 재계약 포기 의사는 시즌 종료와 함께 전달하는 게 관례다. 감독의 레임덕을 막고, 시즌 종료 때까지 팀의 분발을 이끌기 위해서다. 그러나 한화는 전투 중인 장수를 스스로 무장해제 시켜놓고,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쇄신한다’는 명목으로 대외적으로 약속한 ‘시즌 중 경질은 없다’는 약속마저 깨버렸다.
28일 새벽, 한 감독과 어렵게 통화가 연결됐다. 한 감독은 “팬과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시종일관 차분한 목소리로 경질된 감독답지 않게 최대한 구단을 배려하려 했다.
갑작스러운 경질 소식을 접했다. 어떻게 된 건가.
음, 일이 그렇게 됐다. 한화를 열렬히 응원해주시는 팬들과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경질 통보는 언제 들었나.
오늘(27일) 들었다.
경질 소식은 28일 새벽부터 들리기 시작했다.
오늘 구단 고위층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만나자’고 했다. 그래 오후 8시에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경질을 통보받은 건가.
“미안하다”고 하더라. 전화상으로 어떤 말을 할지 들었기 때문에 크게 놀라지 않았다. 난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된 상태였다.
계약 만료가 돼 제 발로 팀을 떠나는 것과 경질을 통해 강제로 팀을 나가는 건 엄청난 차이다. 개인의 명예뿐만 아니라 팀 성적을 책임지는 부분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프로야구에서 경질은 팀의 모든 부진과 문제를 떠나는 감독 혼자 책임지라는 뜻이다.
모든 게 결정된 상황에서 경질이든 자진사퇴든 무슨 의미가 있겠나. 뭐라 할 말이 없다.
혹시 먼저 구단에 사퇴 의사를 표명한 건 아니었나.
먼저 말을 꺼낸 적은 없다. 다만 현장의 직원들에게 ‘팀이 이렇게 가면 안 된다. 왜 나를 이렇게 힘없는 사령탑으로 만드느냐. 난 이제 마음을 비웠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한 적은 있다.
구단의 경질 통보는 예상했나.
지난 5월 구단에서 ‘이종두 수석코치를 바꾸라’는 압력을 가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감했다. 그때부터 나도 상당히 의욕이 떨어졌다.
일전에 KIA 선동열 감독이 “시즌 중 수석코치를 2군으로 보내라는 압력을 가하는 건 감독의 손과 발을 자르는 것과 같다”며 강하게 비판하더라.
수석코치를 교체하며 수족(手足)이 떨어져 나가는 것처럼 아팠다. 그래도 다시 팀을 일으켜 세워보려고 했는데 잘되지 않았다. 그 후, 투수코치도 교체됐다. 지난해 4월에도 스타트가 좋지 않았다. 그땐 내 의지로 코치진을 교체했고, 좋은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시즌 중에 수석코치를 바꾼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거다. 외국인 선수도 그렇게 바꿔달라고 요청했는데 2달이 넘도록 연락이 없고….
외국인 선수 브라이언 베스를 교체하려고 한화 운영팀이 바쁘게 뛰었다. 그즈음 한화가 국내에서 활동했던 모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려 한다는 소문이 들렸다. 그 소문이 맞는지 한화 구단에 물은 적이 있다. 돌아오는 대답은 “감독이 좌완 투수를 원해 그 투수는 영입 리스트에서 뺐다”는 것이었다.
내가 좌완 투수를 원했다고? 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외국인 투수 영입이 계속 늦어지자 “그렇다면 외국인 타자라도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구단도 최선을 다해 외국인 선수를 물색했을 것이라 믿는다.
후임 감독에 관한 이야기는 들었나.
모르겠다. 거기에 대해 내가 물을 이유도 없고. 구단이 현명하게 결정하리라 본다.
3년 동안 한화를 맡으면서 ‘팀 재건’과 ‘성적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했다.
2010년 한화를 맡을 때부터 전력이 약하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처음엔 팀을 재건하려고 왔지, 성적을 내려고 온 건 아니었다. 그러나 프로는 결과로 말하는 것이다. 한화가 좋은 모습으로 다시 일어나길 바란다.
한 감독을 응원하고 지지했던 팬들은 무척 아쉬울 것 같다.
팬들께 큰 실망을 안겨 대단히 죄송하다. 난 이렇게 가지만 선수들과 팬을 위해서라도 한화가 더 좋은 팀이 되길 바란다. 그동안 성원해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죄송하다.
박동희 칼럼 기사목록 기사제공 : 박동희 칼럼
한대화 감독 '임기 중 전격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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