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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장춘 박사 vs. 황우석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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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3 한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926회 작성일 2016-10-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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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 일자 : 2016년 10월 17일(月)
우장춘과 황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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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용 논설위원

매년 10월 노벨상 수상자 발표 때만 되면 한국인은 울분을 터뜨린다. 일본인이 포함된 과학분야 발표 때면 탄식이 더 크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한국 출신이다. 1987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찰스 피더슨이 바로 그다. 노벨상위원회 홈페이지에는 ‘1904년 10월 3일 부산, 한국 출생’이라고 적혀 있다. 물론 수상 당시 그의 국적은 미국이다. 요즘 SNS에 나도는 농반진반 얘기다. 노벨과학상을 얼마나 갈구하는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방증이다.

한 언론이 1년 전 ‘과학기술 국민의식 조사’를 했다. 일반인 10명 중 7명이 광복 이후 떠오르는 한국 과학자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있다고 답한 대다수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와 고 우장춘 박사를 꼽았다. 이 결과가 기억 속에 박힌 건 이들의 인생역정이 ‘노벨과학상 선사시대’에 머문 우리에게 많은 걸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한 지인이 두 달여 전 들은 황 박사의 강연 내용을 전해줬다. 11년 만에 대중 앞에 선다는 그는 ‘개장사’로 돈을 벌고 있단다. 그의 개 복제 성공담 두 토막을 소개한다.

먼저, 미국의 한 기업가 얘기다. 어느 날 ‘다 죽어가는’ 길 잃은 개를 집에 데려왔는데 이후 사업이 번창했다. ‘복돌이’와 생을 같이하고 싶은 절절한 마음에 언론에 복제를 공개 의뢰했다. 전문가 다수가 지원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결국 한국인 학자의 소개로 연결된 황 박사가 개를 복제해냈다.

중동의 한 왕비 사연도 흥미롭다. 그녀에게서 “애지중지하던 개가 죽었으니 복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번에도 성공했지만 ‘절름발이’였다.

그래서 왕비에게 “개가 불구여서 죄송하다”고 했더니 그녀는 “원래 그 개가 절름발이였다”며 복제 개를 안고 펑펑 울더란다.

황 박사도 ‘절뚝발이 과학자’다.

사람보다 어렵다는 개 복제 기술은 뛰어날지언정

과학의 근간인 신뢰를 상실했다.

‘논문조작’으로 교수직이 파면되고 유죄 판결도 받았다. 배아줄기세포 연구 자격도 잃었다. “매일 참회한다”지만 여론은 아직 싸늘하다. 

흠집 많은 과학자로 따지자면 우 박사가 단연 으뜸이지 싶다.
‘씨 없는 수박’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그는
80년 전 ‘종의 합성’이론을 제창해 진화론의 새 지평을 연 세계적 과학자다.

그러나 군 고위 장교 신분으로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앞장섰던
‘일제 앞잡이’ 아들이라는 태생적 결함이 있었다.

그런데도 국민은 세상을 등진 지 60년 가까이 된 그를 우상으로 칭송한다.

고국에 육종학 먹거리 혁명을 일으킨 뒤 뼈까지 묻으며
부친의 죄를 진심으로 속죄했기 때문이다. 

일본인 노벨과학상 수상자만 나오면 우리는 ‘한 우물 장인정신’을 환기한다. ‘세포 내 쓰레기통’이라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돌연변이 효모(액포) 연구에 50년간 매달렸던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 도쿄(東京)공업대 명예교수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올해도 어김없다. ‘헤소마가리’로 불리는 일본 장인정신의 유래를 알면 비장감까지 든다.

봉건시대 사무라이는 최상위 10% 계층으로, 당시 상품을 구매하는 최대 수요층이었다. 무례한 일을 저지른 농민·상공인을 살상할 권한도 있던 그들은 구입한 물건에 하자가 있으면 그 제조자를 가차 없이 칼로 쳐 죽였다. 반면 물건을 잘 만들면 가업을 잘 승계하게끔 돌봐주기도 했다. 사무라이에게 죽지 않기 위해 목숨 걸고 물건을 만든 게 일본 장인정신의 토대다.

두 과학자 운명을 가른 결정타도 ‘진정한’ 장인정신이다. 황 박사는 잘나갈 때 실험실을 비운 채 정치인이나 관료의 경조사나 각종 행사장에 달려가곤 했다. 본인도 “과학자가 아닌 건달이었다”고 토로할 정도다. 우 박사는 원예시험장에 박혀 연구에만 진력했다. 실험실에 있을 땐 대통령 초청도 거절했다. 농림장관 제의도 사양했다.  

조급증과 단기 성과에 급급한 정책을 버리지 않으면 노벨과학상은 요원하다고 많은 사람이 입을 모은다. 옳은 지적이다. 하지만 양지를 기웃대는 얼치기 과학자가 얼마나 많은지도 뒤돌아볼 일이다. 노벨과학상은 남들이 주목하지 않은 분야를 묵묵히 개척한 고독한 선구자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10월이 다 가기 전에 과학자들은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좌우명을 곱씹어보길 바란다. ‘운·둔·근(運鈍根·우둔하면서 끈기있게 노력하는 사람에게 운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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