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의 감독중 최고 달인 신치용 감독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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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3 한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903회 작성일 2012-03-13 00:48본문
신치용, ‘신’인 없이도 ‘치’밀한 조직 ‘용’인술 달인
김창영 기자 bod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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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는 처음 출전한 1997년부터 슈퍼리그를 9연패했다. 좌우날개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세진과 신진식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들이 은퇴한 뒤에도 삼성화재는 내리막을 몰랐다. V리그서 5번 우승했고, 두 번 준우승했다. 이제는 정상에서 내려갈 때가 된 것 같은데 막상 뚜껑을 열면 정상에서 환호하는 팀은 언제나 삼성화재다. 삼성화재의 신화는 올 시즌에도 계속됐다.
삼성화재는 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1~2012 V-리그 KEPCO와의 경기에서 3-1(25-17 25-14 20-25 25-23)로 이겨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창단 후 17년 동안 단 한번도 빼놓지 않고 겨울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위업을 달성한 삼성화재는 ‘V6’ 도전에 나서게 됐다.
17년 연속 챔피언전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EPCO전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신치용 배구’에 대해 일부 지도자들은 ‘몰빵배구’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레안드로-안젤코-가빈으로 이어지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외국인 선수들은 신 감독 밑에서 ‘진정한’ 배구선수로 꽃을 피웠다. 가빈의 경우만 해도 삼성화재에 입단하기 전에 국내 구단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신출내기였다. 키(2m7)는 장대 같지만 점프, 서브, 리시브에서 모두 낙제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가빈을 최강의 해결사로 키운 것은 신 감독이었다. 신 감독은 ‘이기는 팀’을 만드는 데는 신묘한 비법을 갖고 있는 듯하다. 신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른 팀 지도자들은 “또 엄살”이라고 했지만 실제 팀 사정은 만만치 않았다. 석진욱(38)과 여오현(34), 고희진(32) 등은 벌써 은퇴했어야 하거나 은퇴를 앞둔 노장들이다. 사위이자 ‘토종 거포’인 박철우(29·라이트)도 아직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믿을 것은 가빈밖에 없었다. 하지만 배구는 혼자서 할 수 없는 종목. 아무리 가빈이 날고 기더라도 나머지 선수들이 뒤를 받쳐주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그러나 신 감독은 여기저기 구멍이 숭숭 뚫린 삼성화재를 변함없이 이기는 팀으로 만들어냈다. 가빈에게 해결을 맡기고 나머지 선수들은 수비에 전념하게 했다. 신 감독은 이런 삼성화재 배구를 “버티는 배구”라고 말한다. “죽어라고 버티다 보면 기회가 옵니다. 버티지 못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까지 몰아치는 팀은 별로 없어요.”
신 감독은 선수별로 명확한 역할을 부여하고 철저하게 자기 역할을 완수할 것을 선수들에게 주문한다. 센터는 블로킹과 속공, 수비형 레프트는 수비에만 치중해야 한다.
신 감독은 “리베로까지 7명이 뛰는 철저히 분업화된 진정한 단체경기인 배구에서 고참 선수나 에이스라도 맡은 역할에 충실히 하지 않으면 팀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상벌도 명확하고, 선수들의 심리를 꿰뚫어보기 때문에 선수들이 딴짓을 못한다. 석진욱은 “신 감독은 용병뿐만 아니라 어떤 에이스라고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지 않을 경우 선발로 기용하지 않는다”면서 “후배들도 나를 포함해서 누가 빠졌다고 해서 위축되지 않는데 그것이 우리 팀의 힘”이라고 말했다.
문용관 KBS 해설위원은 “신 감독은 국내 지도자들 가운데 위기 대처 능력이 가장 탁월하다”면서 “바탕에는 조직력, 기본기를 중시하는 ‘배구철학’이 있는데 비시즌에 혹독한 조련을 통해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솔직히 우리 팀은 백업멤버도 부족하고 전력이 1위가 못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시즌 내내 1위가 늘 불안했다. 선수들에게 ‘헌신’을 강조했는데 고참선수들이 솔선수범해서 잘해줬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가빈이라는 타점 좋은 공격수와 부상 없이 잘 견뎌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4월7일까지 한 달간의 시간이 있는 만큼 문제점을 보완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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