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공천위원장 거절한 강남左派-조국 교수 쓴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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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3 한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653회 작성일 2012-02-07 02:42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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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민주당, 자신감 넘어 오만해지고 있다” |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공심위원장 고사했던 조국 교수의 쓴소리
“진보적 강령 실현할 인물들 전면배치 해야
새누리당 강령보다 ‘오른쪽’ 인물들 걸러내야
한명숙, 조정자 역할 넘어 과감한 추진력 보여줘야”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5일 작심한 듯 민주통합당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앞서 그는 지난달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제의에 “당 바깥의 비판적 조안자로 남겠다”고 고사한 바 있다.
조 교수는 이날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책임지는 자리를 거절해놓고 훈수만 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상황을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에는 지금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의 강령보다 더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강력한 인적쇄신을 강조했다. 한명숙 대표를 향해서도 “총리 때처럼 조정자 역할에 머문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뽑아줬던 각 세력을 만족시킬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장 제안을 고사했는데?
“공심위원장은 고도의 정치 행위를 해야하는데, 우선 제가 경륜이나 능력이 없다. 또 공심위원장을 맡는 순간 대중들에게는 입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칠텐데, 그보다 저는 현재로선 유일한 수권대안정당인 민주당이 오만해지거나 자기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바깥에서 조언하고 비판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앞으로 진행될 통합진보당과 연대 문제에 대해서도 발언을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최근 한국형사정책학회 편집위원장이 됐는데, 학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 일에도 충실하고 싶다.”
-비판적 감시자 입장에서 민주통합당에 뭐가 가장 부족하다고 보는가?
“보편적 복지나 재벌개혁 등 민주통합당의 새로운 강령이 진보적으로 안착된 것과, 모바일 등을 통한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낸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이는 현 정부의 무도한 정치에 대한 반감에 따른 반대급부다.
엄청나게 밀려든 대중들이 민주당에 ‘이 상태로 계속 가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다. 시민들은 진보적 강령의 실현을 위한 인물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 민주당이 ‘뉴민주당 플랜’이라고 만든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지금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만든 것보다 못하다. 지금 민주당에는 진보적 강령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인적 혁신에 대해 비관적이고 비판적인 이유는?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의 구성을 보면 기존 세력 관계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이 부분이 문제의 핵심이다.
민주당에 예비후보들이 엄청나게 몰리고 있는데, 기존 세력 관계가 반영되는 공천이 이뤄지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진보적인 강령은 이를 실천할 사람의 변화가 없으면 한낱 눈속임일 뿐이다. 실제 최근 민주당이 보이는 모습을 보면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다는 확신을 넘어, 이젠 이젠 자만이 발동하는 단계처럼 보인다.”
-한명숙 대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텐데?
“당내 여러 세력에게 거부감이 없고 부드러운 조정자의 이미지를 가진 한 대표를 선택한 것은 자연스럽고 안정적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당의 진용을 갖추는데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걸렸다. 박근혜 위원장은 당명까지 바꿔가며 개혁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한명숙호는 뭘 하고 있는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민주당 인지도가 떨어지고 있고, 대중들에게 누가 더 개혁적으로 비치는지 장담하기 어렵다.
장관, 총리는 행정을 하는 것이라, 정치인 한명숙의 리더십이 첫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본다. 2~3월에 수권정당 대표로서 박근혜를 뛰어넘는 과단성과 추진력을 보여주지 않고, 총리처럼 조정자의 역할에 머문다면 실패할 것으로 본다.”
-당내 일각에선 한 대표가 임기 초반 과감한 돌파에 실패했다는 평가도 있는데?
“늦은 감이 있다. 한 대표는 4월 총선에서 압승이 당장 급하다. 그래야 12월 대선 때도 역할이 있다. 우선 자신 뽑아줬던 각 계파를 만족시킬 생각을 당장 버려야한다. 모자이크식 당 운영은 평시엔 괜찮을지 모르지만, 4월 총선은 전국의 맹장을 뽑아 전투를 해야하는 시기이다. 독하게 맘을 먹고 자기 사람들과 척을 질 수 있어야 민주당이 산다. 그게 한 대표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다.”
-민주당 공심위 구성은 어떻게 평가하나?
“개개인은 모두 훌륭하다고 본다. 계파별 지분나누기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자기 몫’이 빠진 문성근 최고위원이 화낼 만하다. 좀 의아했다. 문 최고위원의 정치력 부족인지, 그에 대한 비토인지 판단이 안된다.
당외인사들의 경우 각자 영역에서 자기 몫 하셨던 분들인데, 여성들은 한 대표와 인연이 있던 분들인 것 같다. 14명 중 5명이 여성으로 선발된 것은 향후 여성 공천이 늘어날 것임을 예고한다. 강철규 공심위원장의 리더십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
-강 위원장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도덕성은 너무 기본적인 전제이고, 당의 비전과 정책 문제 즉 민주당의 새로운 강령 실현을 위해 몸을 바칠 사람을 걸러낼 확고한 기준을 갖고, 그런 분들을 전면배치해야 한다. 정체성 문제가 핵심이다. 현재 민주당 출마자 중에는 새누리당 비대위에서 만든 강령보다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많다. 이런 분들을 걸러내야 통합진보당과 연대도 훨씬 쉬워진다.”
-민주당에 생각보다 새로운 인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는데?
“문성근 최고위원 정도가 새로 등장한 건데, 이학영씨 같은 분들도 당 대표 경선에서 떨어지긴 했지만 호남이 키워야 할 인물이다. 이런 분들이 지역구에 출마하셨으면 좋겠다. 다른 지역에도 이런 인물들이 대거 출마해 지역적으로 새로운 세력들이 블럭화를 해야 한다. 공심위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
-총선 야권연대와 관련한 전망은 어떻게 보나?
“통합진보당 지지율이 바닥 수준이지만 총선 땐 지금 수준은 아닐 것이다. 민주당 후보를 떨어뜨릴 수 있는 정치세력이라는 점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
야권인대가 삐걱거리면 35% 고정 지지층이 있는 한나라당이 1당이 될 수 있다. 연대는 언제나 소수파가 가진 지분보다 더 줄때만 성사된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런 점에 대한 인식을 확고히 하고 당 안팎의 바람에 흔들려서는 안된다.
-야권연대와 관련된 논의가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되고 있는데?
“양쪽 모두 지역구 후보를 정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지금 당장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공천심사와 협상 투트랙으로 진행돼야 한다.
야권연대에 대한 논의나 대비 장치 없이 민주당 당내 경선을 치르면 단일화 협상에서는 엄청난 갈등과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양 쪽의 대표성 있는 분들이 공개적 방식이든 비밀리에 하든 협상테이블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야당들이 서로 협의하는 모습을 보여야 이른바 ‘진보적 대중들’이 희망을 갖게 된다. 이건 정말 진보를 자처하는 나같은 백면서생의 절박한 호소이기도 하다.”
-최근 두 당 사이에 석패율제에 대한 갈등이 불거지는 등 정책공조에 대한 위기감도 있다.
“석패율제를 놓고 양당이 신경전을 벌일 게 아니라, 두 당이 합쳐 의회 다수파가 돼야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도도 도입할 수 있다는 걸 놓고 논의해야 한다. 지금은 다수당이 될 경우 어떻게 하겠다는 공동공약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다. 4월 총선의 10대 공약, 5대 공약 이런 걸 내놓고 6월 국회에서 뭘하고, 9월 국회에선 뭘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자신들을 지지하는 진보적 대중들에게 손에 잡히는 진보와 개혁의 모습을 간명하게 축약해 보여달라는 거다. 무엇보다 후보 등록 전에는 반드시 1번(새누리당)대 2번(민주통합당)이 붙는지, 1번대 3번(통합진보당)이 붙는지 전국적인 지도를 내놓아야 한다.”
-통합진보당도 통합 이후 상당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데?
“통합진보당의 진성당원제는 현대 정당정치의 모범이라 할 수 있지만, 활동방식은 아직도 변화된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대중민주주의가 안착되고 있는데 당은 문화적 지체, 정치적 지체를 겪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민주당 욕만하지 말고, 배울 건 배워야 한다.
대중들의 관심이 없는 부분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낸다. 세 당이 합당된 뒤 화학적 결합이 안되고, 모든 운영을 1:1:1로 나눠서 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도 문제다. 당내 다수파가 되는 게 그리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은데, 소소한 정치적 이득을 챙기다가 대중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할 수 있다.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 세 대표 역시 자신의 기반이 되는 세력에게 욕먹을 각오를 하고 이들 세력을 넘어서야 성공할 수 있다.”
-야권연대 논의 과정에서 자신을 포함해 시민사회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나?
“입지가 갈수록 없어질 거라 본다. 대의민주주의나 정당정치가 활성화 되면 이른바 재야나 시민사회의 영향력이 떨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과거엔 시민사회에 양자의 조정 역할을 맡긴 적도 있지만, 앞으로는 각 당이 직접 할 것으로 본다.
시민사회에서 상당 부분 정치권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이 역시 부정적인 평가를 할 이유가 없다. 다만, 지금껏 시민사회를 이끌어오던 이들이 정치권으로 많이 떠났기 때문에 2013년 이후 시민사회에 새로운 리더십을 어떻게 세울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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