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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왕조실록-영어로 번역 사업-당장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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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3 한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3,578회 작성일 2012-02-0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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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조선왕조실록 영역 사업 중단해야
주진오 | 상명대 교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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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편찬위원회(이하 국편)가 2033년 완역을 목표로 <조선왕조실록> 영문번역 사업에 착수했다. 총 40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인 이 사업은 이태진 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한류’의 확산에 기여할 수 있다며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 사업은 목표와 적절성, 기대효과에서 문제점을 갖고 있다. 이 사업에 대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오랫동안 한국사, 특히 조선사를 가르쳐온 저명학자들에게 의견을 구한 결과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첫째, 유능한 번역자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했다. 제대로 된 번역이 되기 위해서는 번역자가 한문과 영어 모두에 능통해야 하고 조선왕조 역사에 대한 전문성도 요구된다. 그러나 막상 그런 능력을 가진 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 국편은 중국 문헌을 번역한 경험이 있는 학자에게 맡기겠다고 하는데 이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조선왕조 역사에 무지한 번역자가 중국적 시각에서 번역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번역자가 확보되어 있는 실록 국역화 사업도 당대 최고의 한학자들이 참여하였음에도 26년간이나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오류가 많다는 지적이 있어 결국 한국고전번역원이 올해부터 이를 바로잡는 현대화 사업에 착수한다고 한다. 그런데 영문 번역을 해 낼 수 있는 인력은 그보다 훨씬 못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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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영문 실록이 만들어진다 해도 이를 이용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역사서를 편찬하기 위한 기초 자료이므로 일반인은 물론 역사학자들도 자신의 분야가 아니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책이다. 그런데 한국의 역사에 대해 나아가 조선왕조의 역사에 대해 무지한 외국인들이 영문 실록을 찾아 읽는다는 것이 가능할까? 더욱이 구미의 조선사 연구자들은 이미 한문으로 실록을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애써 번역을 했다 해도 이용할 사람이 거의 없는 사업이 될 것이다. 이 점에 대해 해외 전문가들은 일치된 견해를 가지고 있다.

셋째, 이 사업은 결코 20년 내 400억원의 예산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분명히 시일은 한없이 지체될 것이고 예산은 계속 소모될 것이다. 실록 국역 사업만 해도 당시 돈으로 220억원이라는 비용이 들어갔다. 그러니 실록 전체를 영역하는 데는 훨씬 많은 예산과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같이 실록 전체를 영역하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면 나중에는 중단하기도 아깝고 계속하기도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국편은 우선적으로 색인을 바탕으로 탄탄한 표준 번역용례집을 작성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실제로 세계 학계에서 가르치고 있는 한국사 영문 용례들은 개별학자들이 번역한 것을 관행적으로 쓰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골품제를 ‘Bone-Rank System’으로, 실학을 ‘Practical Learning’으로, 개화파를 ‘Enlightenment Faction’으로 번역하여 제대로 의미를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오히려 이런 국적불명의 번역이 한국학계에 역수입되어 각종 영문 번역에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한국 학계가 중심이 되어 충실한 표준 용례집을 이번 기회에 잘 만들어둔다면 향후 이루어질 번역작업에 귀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국편이 한류의 확산에 기여하려면 실제로 외국인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내용을 선별하여 진행하는 것이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해외 한국학 교육 현장에서는 그런 자료들을 목말라 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허비하고도 활용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사업에 매달리기보다는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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