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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질병은?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라는 쉼표!-야구*하일성 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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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3 한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680회 작성일 2012-01-2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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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중의 생로병사]
 
중년의 질병은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라는 쉼표
 
 
김철중 / 의학전문기자·의사title_author_arrow_up.gif

 

입력 : 2012.01.16 23:08 | 수정 : 2012.01.17 14:55

"암·심장병·뇌졸중 등 60대 중반부터 급속 증가

50대에 심각한 질병 발생은?

 
‘과속증후군’의 결과?

몸은 늙고 마음은 젊은 간극 질병들이 치고 들어와


한국 초고속 성장 함께한 ‘6·25 세대’ 이젠 쉬어가야"

 
icon_img_caption.jpg 김철중 / 의학전문기자·의사
 
 
 
 
 
 
 
 
 
 
 
 
 
 
 
 
 
 
 
 
 
 
 
50대에 암이나 심장병·뇌졸중 등에 걸린 사람들에게는 일반적인 특징이 있다. 의료통계상 만성질환이나 암 발생은 60대 중반부터 급속히 증가한다. 축적된 노화(老化)가 본격적으로 겉으로 드러나는 시기라서 그렇다. 이 때문에 '노인'을 규정하는 나이가 65세 이상이다. 그런 면에서 50대에 발생하는 심각한 질병은 좀 이른 편이다. 이름하여 '과속증후군'의 결과다.

자영업을 하는 신모(58)씨가 위암에 걸린 것은 쉰한 살 때였다. 대학 졸업 후 시작한 20년의 공직 생활을 접고 중견 기업 이사로 재직할 때였다. 그는 '공무원티'를 안 내려고 가장 먼저 출근하고 제일 늦게 퇴근했다. 샐러리맨이면 누구나 그렇듯 그의 목표는 전무, 사장이었다. 각종 회의와 미팅에 이은 삼겹살 회식으로 그의 양복에는 고기 탄 냄새가 항상 뱄다. 위·아래에서 받는 눈치 스트레스는 폭탄주로 풀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위암이 발견됐다. 모든 암은 불쑥 찾아온다. 암 진단을 받는 순간 비로소 자신의 암이 된다. 심장병·뇌졸중도 발병 요인이 쭉 쌓여오다 임계점을 넘으면서 문득 한순간에 다가온다.

그는 결국 수술대에 누웠다. 위장의 절반을 잘라내자, 그동안 보지 못했던 세상의 절반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내가 왜 그토록 미련하게 앞만 보고 살아왔을까…. 그제야 땅 밑의 새싹이 보이고, 하늘의 뭉게구름이 눈에 들어왔단다. 그는 한 달에 두 번 산행을 쪼개서 백두대간 종주를 1년 반 만에 마쳤다. 지금까지 세 차례나 했다. 그는 이제 불판에 구워지는 지방질 고기를 먹지 않는다. 거기에는 과잉과 속도 경쟁, 흐트러짐이 숨어 있단다. 정갈한 야채와 곡물이 그의 주식이 됐다.

그는 지난해 국립암센터에서 운영하는 '건강 파트너' 교육을 마쳤다. 이제 암에서 벗어났으니 그 노하우와 경험으로 다른 암환자를 도우며 살라는 '암 극복 도우미' 자원봉사 과정이다. 두 번의 합숙 교육과 12주 동안 이어지는 원격강의와 토론수업을 이수했다. 지금은 대학병원에서 '현직 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암 멘토(mentor) 역할을 한다. 과거 그의 모습을 닮은 60여명의 암 환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희망을 심는다. 하나같이 자신처럼 '미련하게' 산 사람들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icon_img_caption.jpg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야구해설가 하일성(63)씨에게 심근경색증이 찾아온 것도 쉰세 살이었다. 입담을 뽐내는 방송 스케줄과 전국에서 부르는 초청 강의는 빈 날이 없었다. 성공한 그를 사람들은 놔두지 않았고, 그는 그 자리를 즐겼다. 체중은 90㎏까지 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치 체한 듯 왼쪽 가슴과 팔에 묵직한 통증이 왔다. 왠지 죽을 것 같은 이상한 느낌에 방송 녹화마저 접고, 병원으로 갔다. 이후 3시간 만에 그는 좁아진 관상동맥을 스텐트(금속 그물망)로 넓히는 심장 시술을 받아야 했다. 이후 한 차례 가슴을 열어 관상동맥을 갈아 끼우는 심장수술도 받았다. 질병은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종양으로 위장 일부를 잘라내고, 담석증으로 쓸개도 빠졌다. 그에게 남은 것은 우울증이었다.

하씨는 그제야 비로소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30년 지기 담배와 이별했고, 밥양은 무조건 절반을 덜어냈다. 그리고 걸었다. 일을 줄이자 몸이 가벼워졌다. 몸무게는 72㎏까지 내려왔다. 그는 질병 이전 자신의 삶은 '이기는 승부'였고, 이제는 '즐기는 승부'를 한다고 말한다.

중년 세대의 맹점은 몸은 늙어가는데, 마음은 젊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 그 방심의 간극을 질병 징후들이 차곡차곡 메워간다. 특히 50대 후반과 60대 초반, 6·25 전쟁 전후 세대는 우리 사회의 초고속 성장을 출생과 함께 몸으로 겪은 세대다. 달구지와 최신형 여객기를 모두 타 본 사람들이다.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는 고스란히 몸에 흔적을 남긴다. 그 변화의 속도만큼 그들의 신체도 변했다. 한국 경제 압축성장의 부작용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듯이,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심장병·뇌졸중·대장암·유방암 등 지금 우리 사회를 쓰나미처럼 휩쓰는 질병은 어찌 보면 영양 결핍 저(低)체중 신생아로 시작해 과(過)체중으로 급팽창한 장년세대의 숙명이다. 성장기에는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지만, 나이가 들어서는 경사진 러닝머신을 넘어야 한다.

인간의 세포는 휴지기·성장기·퇴행기를 순회하며 일생을 마친다.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계속 성장만 한 것이 암세포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질병의 징조를 느끼는 순간 한 템포 쉬어 가야 한다. 그렇게 다가오는 질병을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라는 쉼표로 받아들이자. 그게 세상을 더 행복하게 살게 하는 질병의 역설(逆說)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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