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한발 먼저 결승진출을 확정지은 구리 9단의 상대는 누가 될까. 한국의 원성진 9단(왼쪽)과 중국의 천야오예 9단이 그 자리를 놓고 최종 승부에 임했다.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3번기 제3국 (2011. 11. 3. 삼성화재 유성연수원)
●천야오예 9단(중국) vs ○원성진 9단(한국) 첫 판을 이겼던 원성진으로선 가고 싶지 않았던 3국까지 왔다. 첫판을 내줬던 천야오예는 기필코 가고 싶어했던 3국에 다다랐다. 이젠 뒤가 없는 승부다. 이기면 결승, 지면 탈락이다. 조건은 쌍방 동등하다.
결승 고지를 향한 최후 대결, 한국의 원성진 9단과 중국의 천야오예 9단이 벌이는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3번기 최종국이 3일 오전 11시 대전시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시작됐다.
입회인 안관욱 8단의 신호에 따라 다시 돌을 가린 결과는 원성진의 백. 천야오예가 흑돌 두 개를 올려놓은 것이 눈길을 끌었다. 앞선 두 판에선 흑을 쥔 쪽이 승리를 가져갔다.
▲ '대전 신사'의 별명을 갖고 있는 입회인 안관욱 8단이 개시를 선언에 따라 대국자들이 돌을 가리고 있다. 이 바둑은 주최사 KBS가 오후 2시부터 조훈현 9단의 해설로, 후원사 삼성화재가 대회 사이트를 통해 한종진 8단의 해설로, 협력사 한게임바둑이 시작부터 수순중계에 이어 오후 1시부터 박승철 7단이 생중계한다.
별들의 제전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중앙일보와 한국방송공사(KBS)가 공동주최하고 삼성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가 후원한다. 이번 대회의 우승 상금은 2억원(준우승 7000만원), 총상금 규모는 6억600만원. 전 대국의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초읽기 1분 5회).
▲ 첫 세계대회 결승진출이 걸린 원성진 9단. 준결승 2국 패배는 올해 세계대회 7연승 후의 첫 패점이 됐다.
▲ 2006년 LG배, 2007년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세계대회 결승진출을 노리는 천야오예 9단. 13:10(48수) - 2시간이 지난 반상엔 50수가 채 놓이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원성진 9단이 실리 노선을 걷고 있다. 조금 지나치지 않은가 싶은데도 우하귀의 실리를 도려내며 적극적인 행보. 그 영향으로 주변이 엷어졌다. 이곳 공방이 끝나봐야 득실을 따질 수 있을 것 같다.
13:40(57수) - 원성진 9단이 우하귀를 침입한 데서부터 비롯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서로의 돌이 부딪치는 접전. 앞선 두 판과는 달리 진행이 무척 더디다. 그것에서 이 판에 임하고 있는 두 기사의 각오가 읽힌다.
▲ 대부분의 카메라가 원성진 9단을 향하고 있다. 14:00(73수) - 강력하게 패를 걸 수 있었던 우변에서 천야오예 9단이 템포를 늦췄다. 약간 의문스러운 대목. 그 틈을 이용, 원성진 9단이 모양 정돈에 들어갔다. 깔끔하게 정리한다면 착실한 실리가 말을 하게 된다.
14:20(85수) - 천야오예 9단이 패를 걸어가는 단호한 결단을 내렸다. 어쩌면 승부가 일찍 날지도 모른다는 현지 검토실. 천야오예는 먹여치는 팻감을 준비하고 있었다. 원성진 9단은 빵따냄을 허용할 수 없어 받았는데 사정이 편하지 않다.
▲ 상대전적에선 원성진이 2승1패로 앞서 있다.14:45(102수) - 패싸움이 끝났다. 일대 변화가 일어날 것 같았으나 서로 타협한 흐름. 그 이후 원성진 9단이 젖혀가는 강수를 두자 천야오예 9단도 끊어갔다. 당연한 절단이다. 다시 불꽃이 일어나려 한다. 우변에서부터 시작된 접전이 끝모르게 이어지고 있다.
15:05(135수) - 백은 확정가가 많고 흑은 전체적으로 두텁다. 원성진 9단이 흑의 두터움 속에 발을 뻗었으나 천야오예 9단이 원성진이 손을 뺐던 좌상의 패를 걸어갔다. 흑으로선 부담이 없는 패. "원성진 9단이 괴롭다"라는 한게임바둑의 박승철 해설자. KBS 조훈현 해설자도 같은 말을 하고 있다.
▲ 중국 단장으로 검토실을 지키고 있는 황이중 8단. 14시 45분 현재 흑이 재미있는 국면이라는 평을 내놓는다. 구리 9단은 아침 일찍 출국장으로 떠났다.15:20(156수) - 원성진 9단, 좌상의 패를 이기는 대가로 우상귀의 백을 지불했다. 이젠 집의 우세를 주장할 수 없다. 두터움은 흑이 낫다. 박승철 해설자는 "천야오예 9단이 패를 건 것은 유력했으나 작은 팻감을 썼다"라며 "원성진 9단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조금 호전됐다"고 말한다.
15:40(175수) - 천야오예 9단이 우세를 의식하는 듯 두텁게 정리해 나가고 있다. 이어 원성진 9단이 흑진을 향해 한발 더 뻗친 순간 차단하고 나섰다. 그 결과 바꿔치기가 일어났다. 흑에게 이득이 없다.
▲ 대국 개시 5분 전의 두 기사. 이 시간엔 무슨 생각들을 할까.16:00(209수) - 원성진 9단이 끝내기에서 득을 봤다. 하변에서 잘 됐다. "덤이 문제가 될 것 같다"라는 조훈현 9단. 천야오예 9단이 패를 들어갔다.
16:15(241수) - 좌하에서 패싸움이 치열하다. 이 패의 결과가 곧 승부로 결말날 것 같다. 원성진이 역전무드를 잡았지만 흑도 팻감이 많아 아직은 알 수 없다. 박승철 해설자는 "역전을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16:45(355수끝, 백7집반승) - 통쾌한 승리였고 대단한 역전극이었다. "집념의 승리였다"고 말한 박승철 해설자는 "결정타를 피하는 원성진 9단의 버티기가 대단했다"고 평했다. 이로써 원성진으로선 생애 처음으로 세계대회 타이틀 무대에 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