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마음 - 아버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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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42 조중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370회 작성일 2008-03-17 23:44본문
[아들 마음 - 아버지 마음]
제목: 부모님께
날짜: Fri, 14 Mar 2008 08:14:00 +0900
발신: "조한욱"
수신: "JOONGHO CHO"
아침에 좀 일찍 출근해서 갑자기 메일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무뚝뚝하고 반응도 없는 심심한 아들이지만요.
사실 사회생활 하면서 제 모습이나 그냥 저희 집에서의 제 모습이나
부모님 댁에서의 제 모습은 각기 다른 모습입니다.
아시겠지만 뒤로 갈수록 재미없고 무덤덤하고 무뚝뚝해지는 것 같아요.
반대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가족들 앞에서 나마 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저 편한 대로 하고 싶은 욕심이 앞서고
그것 또한 그냥 묵묵히 받아주는 게 가족이니까 더 그러는 것 같습니다.
반성은 하는데 잘 안되네요 ㅜㅜ
그래서 어색하고 쑥스럽기는 하지만 메일로 나마 이런 말씀을 전해드리게
되네요.
사실 둘째 낳고 이런 일 저런 일 겪으면서 가족이라는 의미에 대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우 낳았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인 거 같아요. 부모님 마음도 조금은 더
알 것 같기도 하고요.
아직 많이 멀었지만 말입니다.
그냥 그저 감사하다는 말씀 밖에는 드릴게 없는 거 같습니다.
수많은 수식 어구를 붙여서 그 마음을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감사해요' 라고 말씀 드리는 것이
투박하기는 하지만 백 마디 말 보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을 잘 전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랑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이상하게 갈수록 쑥스러워 집니다.
그걸 꼭 말로 해야 돼나 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러다 보니 자꾸 무뚝뚝해지고 괜한 신경 쓰신 다며
오히려 짜증도 많이 낸 것 같아요.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텐데
그런 것 때문에 자꾸 불효하는 거 같아 죄송한 마음도 많이 드네요.
그저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곁에 계시면 좋겠어요.
안 쓰던 편지라 영 어색해서 말이 두서가 없네요.
감사해요.
날짜: Fri, 14 Mar 2008 13:25:56 +0900 (KST)
발신: "JOONGHO CHO" 연락처 상세 보기
제목: 답장: 부모님께
수신: "조한욱"
아들에게
보내준 메일 잘 받았다.
네 어머니와 함께 읽었다.
근래 이런 저런 일로 마음고생 많았을 줄 잘 안다.
살아가면서 항상 좋은 일만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고 때로는 의외의 시련을 겪을 때도 있는 것이 인생사인 듯싶다.
그래도 아기 엄마도 그만하고, 둘째 아기 별 탈 없이
튼튼하고, 현우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한 정도로
상처가 치유되었음을 그나마 다행이지 싶다.
이번 둘째 아기 출산 때,
우리(아버지, 어머니)가 한 일이야 뭐 별다른 게 있겠느냐?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 마음 쓰지 말거라.
지금 우리의 삶에서는,
너희들(은영이 가족, 너의 가족)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단다.
너희가 무탈하게 잘 사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 족하다.
그래도 거의 매주 집에 들러 네 어머니를 찾아보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란 생각을 한단다.
고마운 일이다. 네 엄마한테 살갑게 잘 해드려라.
잔소리도 너희를 걱정하는 마음, 좋은 소리도 너희를 위하는 마음,
마음에 맞지 않는 말도 '네 알겠습니다.' 하는 마음으로 대해드리면 그게 어머니를 받드는 일이란다.
나야 같은 남자이니까, 같은 아버지의 입장이니까,
언젠가 아버지의 존재에 대하여 마음의 울림을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그것도 아주 먼 훗날에...
지금은 설명할 수가 없구나.
그러나 난 너희가 잘 사는 모습이 내 자랑이요, 내가 남에게 떳떳하고 당당하게 내 스스로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바탕이요 힘이란다.
만날 때마다 쾌활하게 웃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면 더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까닭은 무엇이라 꼭 집어 말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복합적이고 잠재적인 요인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그 원인이 내 탓이란 생각이 들어서
너와 단둘이 마주 앉아 맥주라도 마시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그동안 여의치 못했구나.
이제 날도 풀렸으니 어느 정도 주변 정리가 되고,
네가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아버지하고 맥주라도 한 잔 하자꾸나.
네 마음 잘 안다.
어찌 말이나 글로 모든 걸 다 풀어헤칠 수 있으랴.
그저 물이 흐르듯 자연스레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웃음으로 화목한 가정 일궈 가자. 아버지.
제목: 부모님께
날짜: Fri, 14 Mar 2008 08:14:00 +0900
발신: "조한욱"
수신: "JOONGHO CHO"
아침에 좀 일찍 출근해서 갑자기 메일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무뚝뚝하고 반응도 없는 심심한 아들이지만요.
사실 사회생활 하면서 제 모습이나 그냥 저희 집에서의 제 모습이나
부모님 댁에서의 제 모습은 각기 다른 모습입니다.
아시겠지만 뒤로 갈수록 재미없고 무덤덤하고 무뚝뚝해지는 것 같아요.
반대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가족들 앞에서 나마 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저 편한 대로 하고 싶은 욕심이 앞서고
그것 또한 그냥 묵묵히 받아주는 게 가족이니까 더 그러는 것 같습니다.
반성은 하는데 잘 안되네요 ㅜㅜ
그래서 어색하고 쑥스럽기는 하지만 메일로 나마 이런 말씀을 전해드리게
되네요.
사실 둘째 낳고 이런 일 저런 일 겪으면서 가족이라는 의미에 대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우 낳았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인 거 같아요. 부모님 마음도 조금은 더
알 것 같기도 하고요.
아직 많이 멀었지만 말입니다.
그냥 그저 감사하다는 말씀 밖에는 드릴게 없는 거 같습니다.
수많은 수식 어구를 붙여서 그 마음을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감사해요' 라고 말씀 드리는 것이
투박하기는 하지만 백 마디 말 보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을 잘 전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랑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이상하게 갈수록 쑥스러워 집니다.
그걸 꼭 말로 해야 돼나 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러다 보니 자꾸 무뚝뚝해지고 괜한 신경 쓰신 다며
오히려 짜증도 많이 낸 것 같아요.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텐데
그런 것 때문에 자꾸 불효하는 거 같아 죄송한 마음도 많이 드네요.
그저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곁에 계시면 좋겠어요.
안 쓰던 편지라 영 어색해서 말이 두서가 없네요.
감사해요.
날짜: Fri, 14 Mar 2008 13:25:56 +0900 (KST)
발신: "JOONGHO CHO" 연락처 상세 보기
제목: 답장: 부모님께
수신: "조한욱"
아들에게
보내준 메일 잘 받았다.
네 어머니와 함께 읽었다.
근래 이런 저런 일로 마음고생 많았을 줄 잘 안다.
살아가면서 항상 좋은 일만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고 때로는 의외의 시련을 겪을 때도 있는 것이 인생사인 듯싶다.
그래도 아기 엄마도 그만하고, 둘째 아기 별 탈 없이
튼튼하고, 현우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한 정도로
상처가 치유되었음을 그나마 다행이지 싶다.
이번 둘째 아기 출산 때,
우리(아버지, 어머니)가 한 일이야 뭐 별다른 게 있겠느냐?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 마음 쓰지 말거라.
지금 우리의 삶에서는,
너희들(은영이 가족, 너의 가족)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단다.
너희가 무탈하게 잘 사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 족하다.
그래도 거의 매주 집에 들러 네 어머니를 찾아보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란 생각을 한단다.
고마운 일이다. 네 엄마한테 살갑게 잘 해드려라.
잔소리도 너희를 걱정하는 마음, 좋은 소리도 너희를 위하는 마음,
마음에 맞지 않는 말도 '네 알겠습니다.' 하는 마음으로 대해드리면 그게 어머니를 받드는 일이란다.
나야 같은 남자이니까, 같은 아버지의 입장이니까,
언젠가 아버지의 존재에 대하여 마음의 울림을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그것도 아주 먼 훗날에...
지금은 설명할 수가 없구나.
그러나 난 너희가 잘 사는 모습이 내 자랑이요, 내가 남에게 떳떳하고 당당하게 내 스스로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바탕이요 힘이란다.
만날 때마다 쾌활하게 웃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면 더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까닭은 무엇이라 꼭 집어 말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복합적이고 잠재적인 요인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그 원인이 내 탓이란 생각이 들어서
너와 단둘이 마주 앉아 맥주라도 마시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그동안 여의치 못했구나.
이제 날도 풀렸으니 어느 정도 주변 정리가 되고,
네가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아버지하고 맥주라도 한 잔 하자꾸나.
네 마음 잘 안다.
어찌 말이나 글로 모든 걸 다 풀어헤칠 수 있으랴.
그저 물이 흐르듯 자연스레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웃음으로 화목한 가정 일궈 가자.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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