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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메아리' (제94호 /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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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42 조중호 이름으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2,352회 작성일 2004-01-23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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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메아리
<大田高 三線 校標 공간임>

제 94 호 -재경대전고42회산악회-
2004. 01.19. 능 산 회
[발행]:<제11기봉사팀> 회장:이수영 총무:임운봉 등반대장:류제선 [편집]:조중호

● 山行 詩 양동환/梁東換
일요일이면
배낭 메고
산에 오른다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돌아

솔 냄새
흙 냄새
땀 냄새
떡 벌어진 바위

정상 오르면
앞이 훤히 트인다
흘린 땀 씻어 낸다

더 뭘 바라나 <民初 詩集 - 목놓아 빈 가슴이어>

※ 민초 양동환 시인은 우리 대전고등학교 선배이시자 양동훈 산우의 친형님이시기도 합니다. 우리가 일상 하고 있는 산행의 모습을 한 폭의 그림처럼 담백하면서도 잔잔한 필치로 응축(凝縮)한 느낌이 듭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을 관조하는 시각이 때 묻지 아니한 동화처럼 펼쳐진다. 화자(話者)의 티 없는 속내를 읽을 수가 있을 만큼 깨끗하고 순수하다,’ 라는 예술원 회원, 극작가인 신봉승(辛奉承) 님의 해설이 담겨있습니다. 마지막 연의 ‘더 뭘 바라나’ 에 우리가 산행할 때 오로지 가슴으로만 체득할 수 있는 심오(深奧)함을 함축하고 있음이 느껴져서 옮겨보았습니다. 더불어 友情까지 함께 어우르는 우리! ‘더 뭘 바라나’ -편집자-

◆ 산행계획 <달력이나 수첩에 메모해 두시면 좋습니다.>
■ 2004.2.1(일). 10:00. 사당역 6번출구/관악산
■ 2004.2.8(일). 10:00. 구기터널/북한산 [정기산행]
■ 2004.2.15(일). 10:00. 옛골 종점/청계산
■ 2004.2.22(일). 10:00. 구기터널/북한산 [2004 능산회 시산제]
* 始山祭 계획의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공지사항 참조.
■ 2004.2.29(일). [자유산행: 능산회 공식산행은 쉽니다]
※ 산행지역에 주의보 이상의 기상특보사항 발령 또는 천둥번개 시에는 당일 산행계획은 별도의 통보 없이 자동 취소되며, 그 외 눈, 비가 내리는 등(너무 추울 때 포함) 악 천후 때에는 도시락을 지참하지 아니하고 하산하여 식사를 합니다.

◆ 공지사항
1. 능산회 연락망
그동안 변경된 내용을 수정, 보완한 2004.1.18.현재의 능산회 연락망을 송부합니다.
종전의 회원연락망과 교체하여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2. 회갑기념 금강산산행 계획안내
지난번에 결정 공지한바 있는 금강산 산행계획은 1월 정기산행 모임에서 1차적으로 그 시기를 6월 둘째 주(4,5월은 성수기로 진행에 어려움이 있음.)로 정하되, 많은 우리 동기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재경 42회동기회 차원에서 행사를 주관, 시행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따라서 일정, 소요경비 등,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동기회에서 계획을 수립하여 별도 통보할 예정이며, 우리 회원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랍니다.
※ 사랑방코너에 소개되어있는 ‘방랑시인 김삿갓’의 경우에도 일생에 걸쳐 철철이 수 십 번을 찾았던 금강산! 이런저런 사정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이 우리 회갑 년에 과연 금강산이 얼마나 명산인지 한번이라도 가보십시다.
할 수 있을 때 해보고, 갈 수 있을 때 가보는 것, 우리의 지나온 삶이 그렇지 않던가요?
먼 훗날을 그 누가 기약할 것이며, 때 놓친 후회를 그 누가 알아주랴!
3. 2004년도 능산회 제13회 시산제
1). 일시: 2004.2.22(일)./ 구기터널 집결.
2). 장소: 북한산 금선사 위쪽.(종전의 시산제 장소보다 훨씬 아래쪽에 위치하여 매표소에서 20여분 정도의 거리로, 누구나 운동화 차림으로도 오를 수 있는 곳입니다.)
3). 당일 산행회비: 없음(단, 제례 때의 젯돈은 개인별 임의사항 / 젯돈=당일회비).
4). 시산제 장소에서 떡, 과일, 주류 등, 당일 준비한 각종 먹거리로 점심식사를 대신하며, 하산 후, 상황과 희망자에 따라 목욕 및 가벼운 뒤풀이 가능함.
5). 회원별 준비사항:
이수영(회장)/돼지머리+새우젖. 임운봉(총무)/고사떡. 류제선(등반대장)/막걸리+시산제 현수막+제단에 깔 자리. 곽종철/소주. 권해조/약과. 김만경/건어물. 김세중/양주. 김종소/오가피 술. 김중호/인절미. 남궁배홍/건어물. 남기재/식혜(캔). 류석조/푸성귀+쌈장. 박강문/사과. 박영훈/잡곡밥. 박창용/배. 방성용/감. 배동모/명태. 사총일/약식. 서종환/곶감. 송영국/.대추. 송영택/막걸리. 송철호/수정과(캔). 송치홍/식혜(캔). 양동훈/밤. 양승길/대추. 어윤수/밤. 유재선/사과. 이광웅/김치+커피. 이만희/떡. 이세종/식혜(캔). 이승홍/사과. 이시영/감. 이신웅/.대추. 이용빈/귤. 이종헌/매실주. 이창룡/대추. 인창덕/곶감. 임헌욱/밤. 장영수/식혜(캔). 장원갑/배. 전영주/배. 정재완/곶감. 조중호/명태. 지대광/귤. 최원규/귤. 황귀철/배. 현봉길/감. 홍순호/ 감.
※ 지방 및 해외거주 회원은 제외하였으며, 수량은 구색 맞추기 정도의 소량(小量)이면 충분하고, 편한대로 지정품 이외의 품목도 환영합니다.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그냥 오셔도 됩니다. 회장, 총무, 등반대장만 제대로 챙겨오면 시산제에 필요한 기본사항은 충족되니까요. 어차피 남을 걸요?
6). 한 해의 안전산행을 기원하고, 우리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대자연의 품에서 따뜻한 우정을 나누는, 서로서로의 건강과 행복을 축원하는, 그런 뜻 깊은 축제의 자리에 회원님들의 많은 참여와 성원을 바랍니다.
특히 여성회원님들, 많이 참석하셔서 화사한 새해 새봄을 얼른 불러주셨으면 합니다.
단, 당일에 많은 비, 또는 눈이 내리면 행사계획은 추후로 연기합니다.
4. 2004년도 능산회 연회비(年100,000원) 납입안내
1). 2004년도 연회비를 금년도 시산제(2004.2.말) 전까지 봉사팀에 직접 또는 능산회 계좌로 납입하여주시기 바랍니다.
2). 2002.6.1.부터 시행하고 있는 능산회 기금운용 기준과 관련하여, 그간에는 이런저런 사유로 그 처리를 미온적으로 처리한 사례로 말미암아 결과적으로 능산회 전체에 폐해를 초래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3). 2004년도부터는 예외 없이 위의 운용기준을 엄격하게 시행할 것을 공지하오니, 이점 양지하셔서 불필요한 오해가 없으시기 바랍니다.
* 2002.6.1부터 현재 시행하고 있는 능산회 기금운용요약 내용 1부 별도 첨부.

◆ 회원 동정
■ 이시영: 지난 2004.1월. 고양시 행신3동 햇빛마을 2114-604 이사. ☎ 변동 없음.
* 새 보금자리에서 더욱 건강하고, 더 큰 행복으로 이어지시길 기원합니다.
■ 신광철: 2003.12.27(토). 조선호텔 1층 그랜드볼룸에서 치러진 장녀 미경 양 결혼식에 우리 산우들이 보내주신 많은 축하와 격려에 대하여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면서 능산회 기금으로 금200,000원 납입. 감사합니다.
* 진심으로 신랑과 신부의 앞날에 행복을 빌며, 화목한 가정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 산행일지
■ 일시: 2004.1.4(일). (2004-1차 능산/429회)
■ 코스: 청계산(옛골-정토사 뒤 능선-문바위-매바위-매봉-혈읍재-옛골)
■ 참가: 김만경. 류석조. 류제선. 박창용. 사총일. 송영국. 유재선. 이만희. 이용빈. 이창룡. 조중호. 현봉길. 총 12 명.
■ 특기사항:
1. 봄날같이 포근한 날씨, 평소의 청계산 산행 때 보다는 비교적 많은 산우들이, 게다가 작년에 뜸했던 산우들이 새해 첫 신년 산행에 동참하여 서로 덕담을 주고받는 모습들이 정겹다.
2. 정토사 뒤의 능선 길은 매봉에 오르기까지 비교적 가파른 편이나, 10:30분에 출발하여 12:00시 못되어 정상에 올라서다.
혈읍재로 돌아 내려오는 초입의 비탈진 구간엔 그간 내린 눈이 그대로 얼어붙어 자칫 잘못하면 엉덩방아 찧기 십상으로 조심스럽다.
평소 험한 산으로 생각하지 아니한 데다 그간에 큰 눈이 내린 적도 없는 고로 대부분 아이젠을 챙기지 않았는데, 뜻밖의 상황에 부닥뜨려 매우 조심스러웠다.
매사(每事)에 사전대비(事前對備) 철저, 방심(放心)은 금물(禁物)! 임을 일깨워 준 산행.
3. 하산 후 양재역 부근에서 산뜻하게 목욕을 끝내고, 골뱅이무침에 흑맥주를 가득히 부어 힘차게 건배하면서, 올해에도 모두 건강하기를 기원하다.
호프집의 서비스나 안주 등이 좋은 편이었고, 모두들 흡족한 기분으로 甲申年 새해 첫 산행을 자축(自祝)하면서 만남에서 헤어질 때까지의 멋진 하루를 마감.
※ 지난 해 북한산의 마지막 송년 산행에 이어, 당일 새해 첫 신년 산행을 모두 챙겨주신 류제선 등반대장 감사!

■ 일시: 2004.1.11(일). (2004-2차 능산/430회) [정기산행]
■ 코스: 북한산(구기터널-금선사-우측 남쪽능선-비봉직행코스-비봉-탕춘대-구기터널)
■ 참가: 김만경. 김종소. 류석조. 류제선. 방성용. 사총일. 서종환. 이창룡. 장영수. 전영주. 조중호. 현봉길. 계 12 명.
■ 특기사항:
1. 새해 들어 첫 정기산행. 영하 4~5도의 쌀쌀한 날씨에도 예서제서 모여드는 산우들의 활기찬 얼굴들이 반갑구나.
2. 40여명의 단체 팀이 몰려든 매표소에서부터 표를 끊느라 줄서 있는데 지난 연말부터 입장료도 1,300원에서 1,600원으로 슬그머니 올려 받고 있다.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초입에서부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북적대는 고로 두 번째 광장에 이르러 우측 등산로로 잠시 가파르게 올라서니 널찍한 쉼터가 나타나다.
매표소에서 20여분 정도 소요되는 산행초입지점으로, 터가 평탄하고 넓어서 올해 시산제는 이 곳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에 대체로 동의하다. 다만 시산제계획수립 시에 집행부에서 최종 결정할 사항으로 남겨두다.
3. 쉼터초입에서 시작되는 계단 과 깔딱 지점을 지나 능선에 오르고 나면, 사람 하나만 가까스로 빠져나갈 수 있는 내리막 개구녕(?)바위가 비스듬히 길을 막는데.....
이곳을 빠져나온 후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류석조 산우와 이창룡 산우. 이만하면 날씬하지 않느냐는 회심의 미소를 얼굴에 가득 띠우며 몸매를 과시하는데, 좌우간 뒈게 즐거워하는 모습이 모두를 또 한번 즐겁게 해준다.
상단(上端)에 끼어있는 작은 바윗돌 하나에 몸통을 기대어 서있는 거암(巨巖)이 만들어 낸 위험스러운 듯 묘미 있는 개구녕 틈새이다. 이 후부터 비봉까지는 탕춘대 능선과 향로봉 능선, 족두리 봉을 넘겨다보면서 쉬엄쉬엄.
쉼터에서는 예의 ‘만경표 요구르트’ 여전하고, 방성용 산우의 걸쭉한 과일즙(사과, 밀감, 망고 등등의 과일육즙 혼합)이 인기.
4. 사모바위 못미처 평탄한 곳에 자리하여 김종소 산우가 집에서 손수 담갔다는 토종 오가피 술로 건배를 하고 즐거운 식사. 삶은 계란을 따끈따끈한 상태로 보온 통에 담아온 방성용 산우, 따끈한 한방 차를 준비한 사총일 산우, 기타 등등 뷔페에 다름없는 먹거리를 펼쳐놓고 흐뭇한 시간.
평소에 술을 별로 하지 않는 김종소 산우, 애초에 능산회 산우들을 위하여 토종 오가피 술을 손 수 담근 거라면서, 당일 시음(試飮)에서 합격한 것으로 알고 앞으로 산행에 나설 때마다 계속 공급할 뜻을 밝히다. 고마운 마음!
5. 하산 후 목욕을 끝내고 지난 2003년 송년 산행 때 서종환 산우가 안내했던 ‘이모네 집’ 음식점에 들어서다. 지난번 붙여놓은 대전고 42회 휘호(揮毫)가 까딱없음을 확인.
당일 건배 구호는 좌중의 요청에 따른 서종환 산우의 선창으로 ‘9988’ (구구하게 살지 말고 팔팔하게 살자. 기왕이면 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로 힘차게!
등반대장에 선임(選任)은 되었으나 취임식은 없었다는 류석조 산우의 짓궂은 익살(joke)을 받아, 딴은 그게 사실이라면서 얼렁뚱땅 해를 넘겼지만 새해를 맞이하여 오늘 이 자리를 등반대장 취임식 하는 자리로 가름하자는 조중호 산우의 제안에 모두가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좀 쑥스러워하면서 계속 열심히 하겠다는 류제선 산우의 답례에 또 한번 큰 박수가 장내에 울려 퍼지다. 성의를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6.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 가운데 회갑기념 산행으로 추진 중인 금강산 산행을 재경 대전고 42회동기회 전체의 행사로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제시되어 이를 참석자 전원이 만장일치로 동의하고, 그 추진을 현재 동기회 회장인 서종환 산우에게 일임하되 우리 능산회에서 적극참여 협조하기로 의견을 모으다.
※ 오전에 꼭 참석해야했던 청계산 산행을 서둘러 마치고 한걸음에 달려와서 유익하고 즐거운 자리를 함께하면서, 지난번 약속한대로 당일 식대 부족분 전액을 충당한 서종환 산우 감사! (이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그 부족분은 언제나 책임지겠다는 재 다짐이 있었음.)

■ 일시: 2004.1.18(일). (2004-3차 능산/431회)
■ 코스: 불암산(상계역-약숱-헬기장-서측계곡-중계동)
■ 참가: 김만경. 김종소. 류제선. 송영국. 양승길. 이승홍. 이창룡. 조중호. 현봉길. 총 9 명.
■ 특기사항:
1. 상계역을 나설 때부터 산행을 끝내고 하산할 때까지 계속 눈이 내리다.
2. 나무에 순백(純白)으로 피어난 설화(雪花)도 아름답거니와, 갖가지 설경을 감상하며 휘날리는 눈 속을 거니는 그 맛이라니! 겨울 산행의 진수이어라.
3. 소나무아래 눈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라면과 김밥, 잡곡밥, 한우 고기에 김종소 산우의 토종오가피 술, 이창룡 산우의 양주로 가볍게 건배하고 하산. 부족함이 없어라.
4. 목욕 후, 이승홍 상우가 안내한 음식점의 메기매운탕에 산에서 남겨놓은 이창룡 산우의 양주로 건강을 위하여 다시 건배하고, 아주 오랜만에, 새해 첫 번 재로 노래방에서 목청을 뽑으며 스트레스를 날리다. 아무튼 깔끔한 밑반찬에다 음식 맛, 서비스가 일품이다.
※ 당일 식대일체를 전담한 이승홍 산우, 노래방 경비 부족분의 많은 금액일체를 부담한 송영국 산우 감사!
특히 눈 오는 겨울산행엔 방수가 잘되는 등산장비(등산화, 장갑, 의류 등) 필수!

◆ 사랑방 코너(능산회의 사랑방 문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 <無題> 죽 한 그릇 김삿갓(金笠 / 본명 김병연 金炳淵·1807∼1863)
四脚松盤粥一器 (사각송반죽일기) 네 다리 소나무 소반에 죽 한 그릇
天光雲影共排徊 (천광운영공배회) 하늘의 구름 그림자 그 안에 떠도 네
主人莫道無顔色 (주인막도무안색) 주인이여 면목 없다 말하지 마오
吾愛靑山倒水來 (오애청산도수래) 물에 비치는 청산이 나는 좋으니

※ 일반에 잘 알려진 그의 詩 한 수에 소나무, 하늘, 구름, 물, 그리고 청산(靑山)이 들어있습니다.
그의 삶과 시(詩)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 논외(論外)로 치더라도, 방랑하는 신세에 굶주린 상황에서도 너무 묽어서 둥둥 떠도는 구름이 비치는 죽 한 그릇을 받아놓고, 죽 밖에 대접할 수 없어 미안해하는 주인에 대하여 ‘물에 비치는 靑山이 나는 좋으니’ 하고 시를 읊습니다. 그 마지막 구절의 靑山.
산이 좋아 산을 찾는 우리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옮겨보았습니다.
겸하여 기왕 내친 김에 ‘김삿갓’을 주인공으로 하여 쓰여 진, 이문열(李文烈)의 장편소설 ‘詩人’의 내용을 인용, 참조하여 극히 단편적이나마 그의 생애(生涯)와 시(詩) 세계를 훑어봅니다.

* 시인이 길을 간다. 사람의 자취 끊어진 그윽한 산길을 훠얼훨 간다.
바람이 불 때는 바람에 밀리듯이, 구름이 흐를 때는 구름 따라 흐르듯이, 들꽃을 만나면 들꽃 찾아 나선 듯이, 산새가 울면 산새에 불려온 듯이.

----------------------(中間-省略)------------------------------

시인이 다시 산길을 간다. 사람의 자취 끊어진 그윽한 산길을 시인이 훠얼훨 간다.
세상 시비의 먼지 툭툭 털며, 구름처럼 바람처럼 들꽃처럼 산새처럼.
-소설 ‘詩人’ 중에서-
<기구한 자신의 운명을 짊어지고 떠돌아다니다, 차남 김익균의 아버지를 모시고자 하는 번복된 노력과 간청에도 불구하고 마침내는 새벽녘 안개처럼 풀숲 길로 사라지는 아버지 김삿갓의 뒷모습을 향하여 아들 익균은 크게 소리쳐 부릅니다.>

‘아버지......’ 그 다음 못 뱉어낸 만류의 말을 얼른 축원으로 바꿉니다.
‘평안히 가십시오. 당신의 詩 속에서 내내 고요하고 넉넉하십시오.....’
---그것이 그들 부자가 이 세상에서 나눈 마지막 작별이었다.

이렇게 그 소설은 끝나고 있습니다.

김삿갓이 다섯 살 때, 그 조부 김익순이 선천을 방어하지 못하고 홍경래에게 항복했다가 1811년(순조 11년)에 관군에 다시 사로잡혀 역적으로 능지처참(陵遲處斬)되고, 그 가문이 멸문지화(滅門之禍)를 피하기 어렵게 되자 그의 아버지는 황해도 곡산에 살고 있는 면천 노비(免賤 奴婢)인 김성수의 아들로 삼도록 두 아들(김병연과 그의 형)을 보냅니다.
이태 후에 그 후손들의 멸문(滅門)만은 면케 한다는 조정의 처분이 있자 그 친아버지에게 돌아갈 수는 있었지만, 대역죄인(大逆罪人)의 자손이라는 사실 하나로 노골적으로 자행되는 집요(執拗)하고 음습(陰濕)한 체제(體制)의 응징(膺懲), 섞여 살아야 하는 무리에서마저도 멸시(蔑視)받고 소외(疏外)되어야하는 보이지 않는 형벌(刑罰)이 계속됩니다.
이윽고 그의 아버지는 그의 나이 아홉 살 때, 한창 젊은 나이로 노점(癆漸/한방에서 일컫는 폐결핵)으로 몇 차례 객혈을 하다 숨을 거두고 맙니다.
그 옭아 매인 족쇄(足鎖)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가평, 평창, 정선, 영월 등지로 전전하는 유랑의 삶이 이어지다가, 그의 나이 스무 살 때 영월 고을에서 백일장에 응시하여 장원으로 급제하였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때의 시제(詩題)는 ‘홍경래 난 때 반란군에 저항하다 죽은 가산군수 정시(鄭蓍)의 충절과 반란군에 항복한 김익순(金益淳)의 죄를 논하라’ 는 것이었는데 그의 시는 특히 김익순의 죄를 논하는데 추상같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김익순이 바로 자신의 할아버지였다는 사실 때문에 그 자신 내면의 소용돌이치는 혼란과 갈등을 벗어날 수 없어 그 곳을 떠나 오늘날의 영월군 하동면 와석리 쪽의 깊은 산골로 옮겨갑니다.

영월의 산골에서 화전(火田)을 일구며 어머니, 형 내외, 아우, 그리고 처와 함께 비교적 안온한 생활을 하던 기간(그 자신뿐만 아니라 그들 일가 모두에게도 그 무렵이 일생동안 가장 넉넉하고 아늑한 때)도 있었지만, 자신이 지닌 천품(天稟)과 현실의 괴리(乖離)에서 빚어지는 심적(心的) 내면(內面)의 갈등, 가문(家門)을 이어갈 재주 있는 아들에 대한 기대와 신분상승을 향한 어머니의 비원(悲願)을 외면할 수 없어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그러나 장구(長久)한 세월이 흘러도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의 신분상의 이유는 둘째로 하고라도, 부패하고 타락한 조선 후기의 과거제도는 세도가(勢道家)와 돈에 의하여 이미 인재등용이라는 제도로서의 존재의의를 상실하고 있는 개판 같은 현실에 직면하게 됩니다.
당시의 세도가(勢道家) 안응수의 집에서 문객으로 있던 그는 자신의 재종조(再從祖)이며 당시 영안부원군이던 김조순의 눈에 띠게 되고 그에게 불려가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할 은혜이거늘 언감생심 무엇을 더 바라고 도성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느냐? 썩 물러가서 즉시 도성을 떠나라!’는 질책과 호통을 받게 됩니다.
그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렇게 쫓겨날 때, 그를 배웅 나온 김조순의 아들 김좌근(후에 영의정을 세 번씩이나 하고 哲宗朝 세도정치의 중심인물이 됨)으로부터 자신의 할아버지 김익순의 행적에 대한 놀라운 사실을 듣고 아연실색(啞然失色) 자신의 마지막 신분상승의 시도가 물거품이 되자, 마침내 체제와 일상에서 일탈(逸脫)된 그의 삶이 시작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맞게 됩니다. 그때 그의 나이 스물 넷.

선천부사였던 김익순은 홍경래에게 단지 항복만 한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벼슬을 다시 받고 백성들이 함께 일어나 조정을 물리치자는 격문을 썼으며, 관군(官軍)이 우세하여 세(勢)가 불리하여지자 농군 조문형에게 천 냥을 준다고 꾀어 홍경래의 핵심 참모였던 김창시의 목을 베어오게 한 뒤, 자신의 공인 양 임금을 속이려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장원급제한 과거시험에서 김익순의 죄에 대하여 규탄한 시의 내용 중 그 끝 부분.

당신은 임금을 버렸고 부모도 잊은 사람.
한 번 죽어 가볍소. 만 번 죽어야 마땅하오.
욕된 그 일. 춘추의 필법이 어떤지는 알겠지요.
이 땅 역사에서 길이 남아 전해질 거외다.

그가 죽는 날까지 삿갓을 쓰게 된 것은, 역적의 자손이니 불충(不忠)하고, 자신의 할아버지에게 개별적으로 지은 불효(不孝)의 죄에다, 어머니의 일생에 걸친 비원(悲願)을 풀어드리지 못한 또 다른 불효의 죄를 더하여, 스스로 천지간에 용납 받지 못할 죄인으로 하늘아래 떳떳이 드러낼 수 없는 자신의 얼굴을 가리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마침내 그는 떠납니다. 가정과 혈연으로부터, 과거와 상처입고 무너져 내린 야망으로부터. 그리하여 집을 나선 때부터 쉰일곱에 호남지방의 어떤 산골마을에서 죽을 때까지 낯선 땅 낯선 들에서 입을 옷과 먹을 밥을 빌면서 기지(機智)와 해학(諧謔)이 번득이는 숱한 詩를 남기면서 ‘김삿갓’ 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게 됩니다.
그러나 이름 있는 정통 사대부의 유명인사가 아닌 떠돌이라는 그의 신분상의 이유 때문으로도 문헌에 남아 있는 그의 작품은 그리 많지는 않다고 합니다.
그는 일생동안 수 십 번에 걸쳐 금강산을 오르내렸고, 금강산은 그에게 갖가지 기이한 일화(逸話)의 무대였을 뿐만 아니라 시심(詩心)의 고향이기도 했다는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처음 금강산 비로봉에서 내금강을 둘러 내려와서 읊었다는 다음의 시는, 시인으로서의 그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松松柏栢巖巖廻(송송백백암암회)
水水山山處處奇(수수산산처처기)
소나무 소나무 잣나무 잣나무 바위 바위가 휘돌더구나.
물과 물, 산과 산이 곳곳에서 기이함을 이루고 있더구나.

소나무 두 그루, 잣나무 두 그루, 바위 두덩이로 금강산을 만들고 아주 꾸밈없는 물과 산을 두 번 써서, 만 이천 봉우리와 천 백 개의 폭포를 다 보여주는 듯한, 마치 작작(灼灼) 두 글자로 복숭아꽃이 흐드러지게 핀 것을 보여주고, 의의(依依) 두 글자로 휘늘어진 버드나무를 그려 보이는 시경(詩經)의 묘(妙)를 보여주는 이치와 닿는 詩로 작중인물 취옹(醉翁)의 입을 빌려 작가(이문열)는 말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삶 그 자체가 위협받을 만큼 열악한 조건 아래 어려서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자라야 했던 그가, 뒷날 그 시대 정상급의 지성(知性)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을 정도의 학문적인 성취를 보인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합니다. 더구나 그러한 그의 성취는 거의가 스스로에게 의지한 것이었다는 점에서도.
그의 마지막 삶과 시는, 세상의 모든 것을 용해한 가운데 자연을 닮아 마침내는 그 일부로 귀일(歸一) 내지는 합일(合一)을 이룬 경지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시인이 길을 간다. 사람의 자취 끊어진 그윽한 산길을 훠얼훨 간다.
바람이 불 때는 바람에 밀리듯이, 구름이 흐를 때는 구름 따라 흐르듯이, 들꽃을 만나면 들꽃 찾아 나선 듯이, 산새가 울면 산새에 불려온 듯이.

----------------------(中間 省略)------------------------------

시인이 다시 산길을 간다. 사람의 자취 끊어진 그윽한 산길을 시인이 훠얼훨 간다.
세상 시비의 먼지 툭툭 털며, 구름처럼 바람처럼 들꽃처럼 산새처럼.
<인용 및 참조: 이문열의 장편소설 ‘詩人’ > -편집자-

● 어떤 연하장(年賀狀)
* 몇몇 친구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던 자리에서 서종환 산우가 받은 연하장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연하장에 쓰여 진 글.
나이가 들면서 느끼게 되는 본인의 내면세계를 마치 한편의 시처럼 유려(流麗)한 필치로 진솔하게 잘 그려져 있으며, 삶을 생각하는 진지한 자세가 마음에 와 닿는 좋은 내용이라는 참석자 모두의 공감(共感)에 의하여 특별히 소개합니다.

※ 본래의 연하장을 120% 확대한 복사 본을 뒷장에 첨부합니다.
● 우스개 한 마당
▼ 자기 안 할 거야?
젊은 남녀 한 쌍이 등산을 갔다.
길을 잘못 들어서인지 주위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드디어 어느 봉우리에 올랐다.
둘만이 있다는 생각이 들자 여자의 마음이 이상해졌다.
"우리 이렇게 아무도 없는 정상에 왔는데 그냥 갈수 없잖아."

"물론이지!"
하면서 남자가 여자의 손목을 끌고 큰 바위 틈새로 갔다.

여자의 가슴은 콩당콩당 뛰었다.
숨이 가빠지고 귀 볼이 발갛게 상기됐다.
여자는 섹시하게 보이려고 고개를 약간 뒤로 젖히고 눈을 살며시 감았다.

그러자 남자가 여자를 툭 치며..
"너 안 할 거야?"

여자는 드디어 기다리던 것이 왔음을 느끼고 부끄러운 듯이.....
"음... 그냥, 네가 하면 되지 뭐."

그러자, 남자는 양손을 입에 모으고 건너편 산봉우리를 향해 소리쳤다.

"야~~~ 호~~~~!"

▼ 자기야! 바로 누워
가슴이 작아 고민하는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차마 가슴이 작다는 얘기를 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을 갈 때까지 비밀로 했다.

드디어 첫날밤..

여자는 불을 끄고 누워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생각했다.
이 남자가 내 가슴이 너무 작다고 실망하면 어떡하지?
드디어 신랑이 부드러운 손길로 그녀를 쓰다듬다가 그녀의 가슴에서 손이 멈췄다.

그러더니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어둠 속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기야! 똑바로 누워. 왜 엎드려있어?"



● 산행계획 확인 및 각종 연락사항은______
이수영 011-341-3200 임운봉 011-9631-0030 류제선 011-9031-6280

* 능산회 계좌: 제일은행 206-20-216814 임운봉(능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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