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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麗 文章家-이규보 先生의 [色喩]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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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3 한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3,883회 작성일 2015-04-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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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향기]

 

高麗시대의 大문장가

 

 

李奎報-- '色喩(색유)'의 메시지

 

 
수정: 2015.04.05 20:05
등록: 2015.04.05 12:52
 
 
일가를 이루어 행세하던 사람들이 정욕 때문에 인생을 그르친 일이 많다. 예나 지금이나 가장 다스리기 힘든 것이 정욕이다. “색계의 문제에서 영웅과 열사가 없다(色戒上 無英雄烈士)”는 옛말이 그래서 나온 모양이다.
 
 
사람이라면 남녀의 욕정이 없을 수 없기에 마음을 수양하는 학자들은 여색(女色)을 멀리하는 방법을 고민하였다. 고려의 문호 이규보는 ‘색유(色喩)’라는 글을 지어 “검은 머리와 흰 피부를 예쁘게 꾸미고서 마음과 눈짓으로 유혹하여 한 번 웃으면 나라가 휘청거린다. 보고 만나는 사람은 다 어찔해지고 다 혹하게 되니 형제나 친척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그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라 했다. 이렇게 하여 자신을 망치고 사회와 국가까지 멍들게 한다.
 
 
어찌해야 하는가? 이규보는 “아리따운 눈동자는 칼날이요 둥그런 눈썹은 도끼며 도톰한 볼은 독약이고 매끈한 살갗은 좀벌레다”라고 했다. 도끼로 찍고 칼날로 베고 좀벌레가 파먹고 독약으로 괴롭히면 사람이 살아날 수 없으므로 여색을 사람 죽이는 도적과 같이 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눈앞의 아름다운 여인이 어찌 강도처럼 보이겠으며 자신을 죽일 것이라 여기겠는가? 이규보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냈다. 천하에서 가장 못 생긴 여인의 얼굴을 수천 개, 수만 개 만들어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에 덮어씌우고, 잘 생긴 여자를 유혹하는 인간은 눈알을 도려낸 다음 바르고 곧은 눈으로 바꾸며, 음란한 자는 철석간장(鐵石肝腸)을 만들어 그 뱃속에다 집어넣을 것이라 했다. 그렇게 한다면 아무리 아름답게 꾸민 여인이라 하더라도 똥과 흙을 덮어쓴 것처럼 여길 것이라 했다.
 
 
 
이규보는 삼혹호(三酷好) 선생이라 하여 거문고와 시와 술을 매우 좋아하였다. 그러고도 여색에 빠지지 않기는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과격하게 여색을 멀리하는 법을 말한 것이리라.
 
 
이규보는 ‘우레 치는 날의 생각(雷說)’이라는 글에서 우렛소리를 듣고서 가슴이 철렁하여 잘못한 일이 없는지 거듭 반성했다면서 이런 일을 소개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을 읽다가 화보(華父)라는 자가 아름다운 여인과 마주쳤을 때 눈길을 떼지 못한 대목에 이르러 화보가 참으로 잘못이라 탄식했다.
 
 
 
그래서 이규보는 평소 길을 가다가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면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숙인 채 몸을 돌려 달려갔지만 고개를 숙이고 몸을 돌려 달려가더라도 마음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고 반성했다.
 
그렇게 조심하던 이규보였지만 74세 노령에 어떤 미인과 몸을 비비고 노는 꿈을 꾸었다. 방사(房事)를 끊은 지 오래되었건만 어찌 이리 해괴한 꿈을 꾸었을까 고민하는 시를 남긴 바 있다.
 
여색을 멀리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가 보다. 당나라 여암(呂巖)은 번뇌와 탐욕과 정욕을 끊기 위해 세 자루 칼을 늘 차고 다녔다고 한다. 또 효종은 ‘자경편(自警編)’이라는 책에 욕정을 참지 못한 사람이 늘 부모의 초상화를 걸어 놓고서 그 밑에서 잠을 잤다고 하는 일화를 들고 의미 있다고 했다.
 
칼을 차고 다니든가 부모님의 사진을 가까이 두고 있으면 도움될 것인가?
 
좀 더 솔깃한 방법이 있다.
 
 
18세기 학자 성대중
 
나이가 예순인데도 피부가 팽팽하고 윤기가 흘렀다.
 
훤한 얼굴과 하얀 머리카락이 사람들의 눈을 시원하게 하였다.
 
노인의 기색이라고는 찾을 수 없었다. 평생 약이라곤 입에 넣어본 적도 없었다. “사람마다 몸에 제각기 약이 있지만 사람들이 이를 알지 못한다(人人身上 自各有藥 但人不知耳)”라면서 자신의 비결은 약이 아니라 자제력에 있다고 했다.
 
 “어릴 적에 병약하여 열대여섯이 되도록 음란한 일을 알지 못했다. 17세에 가정을 꾸렸지만 남녀의 일을 잘하지 못해 1년에 겨우 몇 번만 관계를 가졌다. 쉰이 넘은 뒤로는 아내도 가까이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게 돼 평생 병이 없어졌으며 아내도 병이 적어지고 밥도 많이 먹게 되고 피부도 그대로였다. 그래서 마침내 부부가 해로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은 일생 동안 한 번도 처방을 받아 약을 먹은 적이 없지만 아침마다 약을 복용해도 병이 몸에서 떠나지 않는 사람들보다 훨씬 낫다고 하고는 ‘내 약을 내가 먹은 것(吾藥吾服)’에 불과하다고 했다. 남들이 파는 약을 먹을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제력이 노화를 막는 비결이라 했다. 이성이 남아 있는 사람이라면 자제력이라는 제 몸에 있는 약을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국일보사측 및
 
**이종묵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에게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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