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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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41 진만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794회 작성일 2018-08-02 03:45본문
暴炎
오늘의 더위가 111년의 기상관측 이래 가장 무더웠던 1942년의 것을 깨고 史上 가장 더운 것이라고 방송에서 난리가 났다. 76년 만에 기록이 깨졌다나?
그 해 여름 어머니는 나를 낳으셨다. 살림이 넉넉하지 않아 먹일 것, 입힐 것이 변변치 못했을 테니 어머니의 걱정이 얼마나 크셨을까?
어머니는 나를 포함해 모두 아들만 다섯 낳으셨다. 내가 세 번째이다. 첫 째는 태어 난지 얼마 되지 않아 죽었기 때문에 생전에 별 말씀이 없으셨다. 바로 내 위의 형이 아홉 살, 내가 네 살 때 함께 홍역을 치렀단다. 그런데 내 형은 된 똥을 누고, 나는 설사를 했단다. 해열되지 못한 내 형은 가고 나만 살아남았다. 당시 어머니는 작은 것을 데려가지 왜 큰 것을 데려갔느냐며, 하늘을 원망하셨단다.
내 형은 먹성이 좋아 튼실했던 모양이다. 동네 사람들이 진 서방네는 큰 애만 먹이느냐고 했었단다. 어머니가 홈내(지금의 고속도로 대전 톨게이트 부근 산에서부터 발원하여 홈통골 거쳐 흥룡, 가양동으로 흐르는 또랑)에서 빨래를 하면, 내 형은 젖은 몸을 말린다고 조그만 돌 위에 올라
“빼빼 말라라. 명태 같이 말라라”
하며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손으로 쳤다며, 먼저 간 아들을 아쉬워 하셨다. 내가 장가를 간 후에 그런 이야기를 해 주셨다.
태어나기는 셋 째였지만 장남이 된 나는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내가 교대 재학 때)를 대신해 가장이 되었으며, 어머니는 나를 많이 의지하셨고, 돌아가실 때까지 모시고 살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최선의 효도를 다 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그런 폭염에 내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생전에는 어머니의 보살핌 덕분이고, 저 세상에서 지금도 나를 가호하고 계실 것이니 새삼 어머니 생각이 난다.
그나저나 이 더위는 언제 끝나려나? 입추가 7일이고, 가을의 기운에 마지막으로 엎드린다는 末伏이 16일이니 저도 이젠 가지 않겠는가?
2018. 8. 1.
儒廣 陳 萬 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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