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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진보를 지지해야 할 이유-전남대 박구용 교수 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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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3 한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2,886회 작성일 2012-05-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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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다시 진보를 지지해야 할 이유 박구용 | 전남대 교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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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의 비극이 해체와 파괴의 경계에서 성황리에 상연되고 있다. 구경꾼 중에는 벌써 잔치를 벌이는 사람들이 많다.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세력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논리로 당권파의 부정과 폭력을 통진당을 넘어 진보진영 전체의 문제로 확산시키는 잔치다. 이들 보수의 바람은 폭력 없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진보 없는 민주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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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반대편에서 통진당의 비극을 즐기는 무리도 있다. 통진당과 선명성 경쟁을 벌이며 나 혹은 우리만이 진보라고 말해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다른 진보의 파멸을 보며 자신들의 진품성과 유일무이성이 입증된 양 희열을 느끼는 새디스트적 증상을 보인다. 그들만의 진보는 언제나 근본, 혹은 원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들은 순수성과 선명성이 주는 아우라를 붙잡으려다 결국 파괴적 근본주의자들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진보는 처음부터 근본과 원본을 부정하는 과정이다.

남의 비극에서 파멸의 향연에 도취한 두 부류의 구경꾼과 달리 이해 불가능한 당권파의 파괴적 폭력을 이해해 보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이 제시하는 해석은 크게 세 가지, ① 생계형 진보의 패권적 정파 갈등 ② 대항 전체주의 ③ 진보 테러리즘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①에 따르면 당직이라는 직업을 잃을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직업을 찾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파벌을 등에 업고 발악에 가까운 생존투쟁을 벌이고 있다. ②의 관점에서 당권파는 군사독재라는 전체주의에 맞서다 스스로 전체주의에 물든 것이다. ③에 따르면 소통과 담론을 통해 자신의 뜻과 의지를 이해시킬 능력을 상실한 당권파에게 물리적 폭력은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 반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킬 유일한 수단이다.

이런 표준적 해석에는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지만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폭력이 순전히 당권파만의 것이며 우리 모두는 폭력과 무관하다는 환상을 준다. 하지만 현실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한국은 국가폭력, 시장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조직폭력 등이 넘쳐나는 사회다. 당권파는 이처럼 숨겨진 과잉폭력을 드라마처럼 실재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런데 당권파의 폭력은 자살을 가장한 극한 생존욕구의 표현인 면도칼 자해 행위와 유사하다. 면도칼 자해는 흘러나오는 피를 보며 현실에서 사라질 위험이 있는 존재감이 되살아나는 느낌을 가지려는 생존행위다. 자기파괴를 통해서만 자기존재를 확인할 수밖에 없는 불안 사회에서 사람들은 이런저런 면도칼로 자기를 해친다. 자해자의 몸을 타고 흐르는 피는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사실적인 너무나 사실적인 실재다. 하지만 그 속에는 자살이라는 허구가 숨어 있다. 가상으로서 자살은 이처럼 희망 없는 사람의 유일한 출구다.

당권파 역시 자살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누려온 권력을 사실로서 확인하려는 극한의 욕망을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가짜를 진짜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를 가짜라고 외치고 있다. 면도칼 가해자처럼 당권파들도 가장 사실적인 폭력으로 존재감 상실이라는 진짜 현실과 마주치는 참담한 경험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 자신들의 뜻과 이념, 그리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길과 방법이 오래전에 가짜가 되었다는 사실, 바로 이 진짜 사실을 감내할 수 없게 된 당권파들이 진짜를 가짜로 둔갑시키기 위해 경선을 부정하고, 경선부정에 대한 진상조사를 부정하고, 심지어 처방전까지 부정하는 물리적 폭력을 저지른 것이다. 이처럼 가상의 늪에 빠진 당권파의 폭력에서 우리는 그들의 도착적 권력 집착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과잉폭력의 극사실적 잉여 유출을 보아야 한다.

당권파만을 감금하고 배제하는 것으로 사건을 덮으면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파괴적 폭력은 더 은밀하게 내부로 파고들 것이다. 그러니 지금이야말로 폭력의 최소화를 위해 새로운 진보의 집을 짓는 데 최대의 지지를 보내야 한다. 더구나 과거의 진보도 파괴가 아니라 해체해서 새집의 벽돌로 써야 한다. 참비극에는 고통을 견딜 만큼 희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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