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255명 가입 … 매년 증가세
최신원
회장 누적기부액 23억 기탁
회원수 기업인 350명·개인 84명順
젓갈가게 할머니 등 일반인도 많아“모든 인간의
삶에는 신뢰가 가장 중요합니다. 저에게 기부는 자손들에게 물려줄 신뢰이자 유산입니다.”
남한봉 유닉스코리아 회장이 지난 2008년에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1호 회원으로 가입하며 나눔에 대해 정의한 글이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 원 이상 고액을 기부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지도층의 고액 기부가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를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에서 2007년 12월에 출범했다. 아너 소사이어티를 출범시킨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사회지도층의 고액 기부가 35%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국내의 개인 기부율을 80%가 넘는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아너 소사이어티의 영문
마크에는 ‘나눔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설명이 새겨져 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2008년 1호 회원의 가입을 시작으로
현재(22일 기준)까지 총 693명이 가입했다. 이 중에는 익명으로 기부한 98명도 포함됐다. 아너 회원 693명이 약정한 금액은 774억 원에
달한다. 사회가 성숙하면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08년에는 6명이 가입했었지만, 2009년 11명, 2010년
31명으로 늘었고, 2012년에는 126명이 가입했으며, 올해도 현재까지 255명이 가입했다.
아너 소사이어티 중 기부금액이 가장
큰 회원은 2013년 6월에 익명으로 가입한 기부자다. 그는 약 29억 원을 기부해 전체 아너 회원 중 가장 많은 금액을 기탁했다. 두 번째로
많은 기부액은 2008년 12월에 가입한 최신원 SKC 회장으로 현재까지 누적 기부금액이 23억 원에 달한다. 3위는 20억 원을 기부한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 4위는 15억 원을 기부한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현재까지 가입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을 분석해보면 기업인이
350명(59.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개인 84명(14.0%), 의사 등 의료인이 63명(10.6%)으로 뒤를 이었다. 그 외
자영업자(28명·4.7%), 법인·단체 임원(19명·3.2%),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16명·2.5%), 공무원(9명·1.5%) 순이었다.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
스포츠인과 방송·연예인 중에서도 각 7명과 5명이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해 있다.
공무원 중에서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2013년 2월에 가입했으며, 박성수 경찰청 운영지원과장, 박홍률 목포시장 등이 아너 회원이다. 19대 국회의원 중에서도
새누리당의 정갑윤, 김회선 의원 등이 가입돼 있다.
스포츠인 중에서는 홍 전 감독이 2009년 4월에 가장 먼저 가입했으며, 이어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김태균 선수와 최나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선수가 각각 2012년 12월에, 김해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선수가
2013년 12월,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의 류중일 감독과 진갑용 선수가 2014년 1월, 박지성 전 국가대표팀 축구선수가 2014년 7월에
가입했다.
방송·연예인 중에서는 방송인 현영 씨가 2009년 12월에 처음으로 가입했으며, 이어 영화배우 수애 씨가 2012년
12월에, 가수 현숙 씨가 2013년 5월에 가입했다. 또 지난 9월과 10월에 방송인 김보성 씨와 정보석 씨가 가입했다.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 중에서도 사연이 많은 아너 회원이 적지 않다. 경남
통영에서 젓갈 가게를 운영하는 김정리(72) 할머니는 사망한 아들의 보험금을 기부했다.
남편과 사별한 김 할머니는 2001년 막내아들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보상금으로 지급된 2억5500만 원을 기부했다.
공동모금회에만 기부한 것이 아니라 인근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장학금을 냈고, 복지재단에도 기부했다.
김 할머니는 지난 11월 11일 열린 아너 소사이어티 설립 7주년 총회에서 공로패를 받았다. 또 11월 25일에는 대학교 경비원
김방락(67) 씨가 경비원으로는 처음으로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김 씨는 경비원 월급을 매달 모아 1억 원을 기부했다.
허동수 공동모금회장은 “아너 소사이어티는 2008년 6명을
시작으로 현재 100배 이상
성장했고 최근 600호를 돌파하며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도 세대를 뛰어넘는
지속 가능한 나눔을 전파하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바꾸는 중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