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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 열사--KBS 孃 에게 대승적 견지에서 격려와 성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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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3 한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998회 작성일 2014-12-0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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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가을 영화배우 김부선(53)은 한국 사회 ‘생활 진보’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공동주택 거주 인구 70%에 육박하는 한국 사회는 ‘아파트 공화국’으로 불리기도 한다. 사람은 많지만 감시가 부재한 공간이 아파트 자치단체들이다. 그곳에서 김부선씨는 난방비 비리를 추적해왔다. 배우로서 몸을 사릴 법도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한겨레>는 지난달 27일 김씨를 서울 옥수동 자택에서 어렵게 만났다. 그는 언론에 대한 불신이 커서 기자들과의 개별 접촉을 피해왔다. 구조적 문제인 난방비 비리를 외면하고 주민과의 폭행 장면만을 강조하던 첫 언론 보도에 그는 이미지가 생명인 배우로서 인격살인을 당한 느낌이었다고 한다. 이제 조금 용기를 낸 걸까. 김씨는 지난 11년간 서울 옥수동 아파트에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와의 인터뷰 속에서 생활 진보는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 또 그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되는지 살필 수 있었다. 시민단체 한국투명성기구는 김부선씨를 올해의 ‘투명사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4일 발표했다. 지난달 27일 옥수동 자택 거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는 김부선씨의 모습. 김씨는 주민과 갈등을 겪은 일을 설명할 때 힘겨운 듯 자주 눈물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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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선씨는 신경이 날카로워 보였다. 인터뷰 내내 감정의 기복이 잦았다. 난방비 비리와 싸우는 과정에서 시달림을 많이 당해 대인기피 증세까지 있다고 했다.
그에 대한 대중의 격려가 쏟아지고 있지만 김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져줄 ‘치유의 과정’일지 모른다.
맨 위 작은 사진은 김부선씨가 2012년 3월 난방 비리 관련 주민간담회를 요청하며 아파트 단지 안에 붙인 전단지.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김부선씨 제공
▶ 2004년 배우 김부선을 제2의 전성기로 이끌었던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는 그가 고등학생(권상우)을 꾀며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어쩌면 이 말은 김부선씨의 인생 철학이 담긴 대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는 왜 자신이 사는 동네와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부조리 모두에 나서서 행동하는 걸까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김부선씨의 말을 전하되 민감한 내용은 사실관계 확인을 거친 뒤 실었음을 밝힙니다.
“양심껏 난방비 다 내고 마을잔치 열어 화해하자”
다소 진부한 표현이지만 ‘행동하는 양심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눈여겨볼 단어는 양심 자체가 아니라 ‘행동하는 양심’이다. 침묵하는 양심은 세상을 관조하거나 비판할 뿐이다. 그러나 행동하는 양심은 부조리를 직접 대면한다. 맞서 싸운다. 상처도 입지만 주변을 변화시킨다. 연예인 김부선(53)씨는 침묵하는 양심이 아니라 행동하는 양심에 속한다.
그의 고발과 행동으로 우리 사회는 ‘아파트 공화국’의 각종 불투명함에 대한 감시의 부재를 깨달았다. 국회는 이를 바로잡기 위한 입법 경쟁에 들어갔다. 부조리가 만연한 사회에서 외롭게 분투하던 ‘전국의 김부선’들은 모처럼 용기를 내고 있다. 이러한 공을 인정하여 한국투명성기구는 김부선씨를 올해 ‘투명사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4일 발표했다.
지난달 27일 김부선씨를 서울 옥수동 자택에서 만났다. 앞서 22일 <한겨레>에 실린 옥수동 아파트 난방비 비리 관련 기사(친절한 기자들 ‘김부선 아파트, 보일러 튼 건 귀신일까요?’)를 보고 김씨가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겨레>는 경찰이 난방비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주민들을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했지만, 경찰에 ‘난방비 0원’인 사유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한 옥수동 ㅈ아파트 11가구에 동 대표 등 전·현직 주민 간부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열량계 조작이 실제로 존재했음이 의심되는 정황들도 지적했다. 자신의 문제제기를 진실공방처럼 다루는 듯한 언론 보도들에 김부선씨는 지쳐가고 있었다고 했다.
김씨를 만나 난방 비리를 파헤치게 된 과정 등 세간에서 김씨에게 궁금해했던 것들을 물어보았다. 옥수동 아파트 난방 비리 사건에는 주민 감시기구의 부재, 김부선이라는 사람에 대한 주민들의 편견, 언론의 선정적인 접근 등이 실뭉치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동호대교와 한강이 창밖으로 널찍하게 보이는 김씨의 아파트 거실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첫달 관리비 고지서 받고 눈을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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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겨도 우리 사회는 침묵을 권해요. 더구나 저는 배우니까 더 침묵하고 살라는 거죠. 그러면 안 돼요. 우리 사회가 이렇게 부조리에 침묵하니까 세월호 사고가 생기고, 용산 참사가 생기는 거예요. 비리를 목격하면 알리고 책임자를 아웃시켜야지요.”
‘왜 아파트 난방 비리 문제를 이렇게까지 추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씨가 단호하게 말했다. 가수 방미가 ‘김부선은 좀 조용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블로그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 글을 언급하자 김씨는 기자에게 반문했다.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았을 때 침묵하고 살아서 우리 사회가 좋아진 적 있나요?”
-난방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뭔가요?
“서울 옥수동의 아파트로 이사를 온 게 11년 전이에요. 영화계 지인의 소개로 42평(138.843㎡)형 이 아파트를 샀어요. 첫달 관리비 고지서를 받고 눈을 의심했어요. 난방비가 50만원이 넘게 나온 거예요.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 비슷한 평수의 집에 살았을 때 난방비가 20만원이었어요. 이웃들에게 수소문해보니 다섯 식구가 사는 앞집은 그달 난방비가 3300원, 윗집은 1만원이 부과됐더라고요.”
옥수동 아파트는 중앙난방 시스템이어서 어느 가구가 난방비를 실제 사용량보다 적게 내면 다른 가구가 난방비를 떠안게 될 수 있는 구조였다. 김씨는 동 대표를 찾아가 물었다.
“동 대표가 여기 난방비 안 내는 사람들 많다고 알려주는 거예요. 열량기 자체가 그렇다고. 그래서 제가 관리사무소를 찾아갔어요. 관리비 관련 자료를 달라고 하는데 안 주더라고요. 그때는 뭘 어찌해야 할지 몰라 그냥 참고 살았어요.”
-문제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언제부터였나요?
“2012년 1월께였나. 아파트 관리소장이 그제야 얘기하는 거예요. 사실은 ‘난방비 0원’인 가구가 100가구가 넘어 조처를 하고 있다는 거예요. 제가 9년 동안 못 밝힌 난방 비리에 대해 구체적인 얘기를 들은 거죠. 저는 그 얘기를 듣고 의자에 주저앉아 버렸어요.”
-그러고 나서 무엇을 하셨나요?
“아파트 단지 곳곳에 벽보를 붙여서 주민간담회를 열자고 했어요. 난방비 부과 방법에 대해 논의하자고 했지요. 서울시에 진정서도 냈어요. 그러고 있으니까 성동구청이 감사에 들어가더군요. 언젠가는 결과가 나오겠지 했는데 안 나오는 거예요. 그러다가 집 앞의 부동산에서 감사가 끝났다는 얘기를 올해 초에 들었어요. 관리사무소에 가서 감사 자료 달라니까 ‘개인정보가 들어 있어서 안 된다’고 안 줬어요. 성동구청에 갔더니 ‘정보공개 청구하면 주민 누구나 볼 수 있는 자료’라고 알려주는 거예요. 그 얘기를 다시 관리사무소장에게 하니 그제야 주는 거예요.”
김씨가 살고 있는 옥수동 ㅈ아파트 단지에는 536가구가 살고 있다. 감사 자료에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동절기(12·1·2·3월) 27개월간 ‘난방비 0원’인 경우가 300건으로 확인됐다. 69가구는 난방비 0원인 경우가 2회 이상이었고, 10회 이상인 경우도 세 가구가 있었다. 구체적인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뭔가 이상했다. 김씨는 입수한 감사 자료를 복사해 주민들에게 돌렸다. 베일에 둘러싸여 있던 난방 비리 문제가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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