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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3 한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131회 작성일 2014-09-2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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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숙 효열비(孝烈碑)’를 세워주셨다.
코흘리개들은 저금통을 털고,
어르신들은 쌈짓돈을 내놓아,
전국 곳곳에서
한 달 만에
1억6800여만 원을 모았다고 한다.
난 그 소식에 어찌할 바를 몰라
석 달 동안 잠을 못 이뤘다.
한동안 목소리가 나오지도 않았다.
몸무게가 5kg이나 빠졌다.
난 결혼도 안했을뿐더러 살아있는 사람인데
그게 가당키나 한 것인가!
몇 번이나 사양했지만 막무가내였다.
어쩔 수 없었다.
그냥 순순히 받아들일 수밖에.
눈 딱 감고 더 씩씩하게 살기로 했다.
이제는
대한민국 모든 어르신들이 내 부모님이다.
효열비엔
내 노래 부르는 모습과
그걸 듣고 계시는 어머님 아버님 동상이 있다.
부모님은 그곳에서 멀지 않은 선산에 계시지만
거기서도 늘 날 지켜보고 계시는 것이다.
내달 2일 지평선축제 땐
그곳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제5회 효사랑음악회를 연다.
‘정말로’의 작곡가 김정택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김영임
김성환
박상민
신유
박주희
치엘로(성악가)
김혜영 씨(MC) 등이 달려와
무료출연을 해준다.
지난해엔
조영남
김동규
노사연
설운도 씨가 도와줬다.
난 정말 복 받은 사람이다.”

^^현숙은 억척이다.
모든 걸 혼자서 해치운다.
부모님은
생전에 6남매(3남 3녀)를
일찌감치 병치레 등으로 잃었다.
현숙의 큰오빠도 몇 년 전 세상을 떠났다.
남은 형제는
이제
오빠와 두 언니
그리고 남동생뿐이다.
현숙은 매니저도 없다.
모든 스케줄은 스마트폰에 다 들어있다.
혼자서 전화 받고,
기획하고,
코디하고,
분장하고,
거기에 맞춰 준비한다.
집에 무슨 도우미도 없다.
부모님 생전에도 간병도우미가 없었다.
옷은 세일할 때 사고,
빨래도 세탁기에 빤 뒤
그냥 탈탈 털어서 말려 입고 나온다.
그렇다고 일부러 결혼을 안 한 것은 아니다.
왜 사랑하고 싶은 남자가 없었을까.
정말 좋은 인연을 맺을 뻔한 남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현숙 스스로 먼저 포기했다.
혼자 잘살자고
어떻게 아프신 부모님 놔두고
시집갈 수 있을까.
그런다고 과연 행복할까.

“부모님 떠나보낸 뒤 한 남자와 맞선을 봤다.
멋지고 훌륭한 분이었다.
나에게 왜 호감을 갖게 됐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우리 어머님이 10년 동안 앓아 누워계신데,
현숙 씨라면 잘 모실 것 같아서였다’라고 대답했다.
난 그 얘기를 듣고 서러웠다.
집에 돌아와 혼자 한참 울었다.
결혼하면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모시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그걸 굳이 조건이라고 내세우다니!
그 이후 난 굳이 인연을 찾지 않기로 했다.
강물처럼 순리대로 살기로 마음먹었다.
난 어디든 소풍 가듯이 공연을 간다.
난 돼지해 돼지달 돼지시에 태어났다.
‘나무에 물’ 같은 존재라고 한다.
주위사람이 모두 잘된다는 것이다.
정말 내 운명이 그럴까.
그렇다면 난 기꺼이 ‘이 세상의 복덩이’가 될 것이다.”  
 

 
 
 
 
 
현숙은
2004년부터 해마다
‘치매·홀몸노인들을 위한
이동목욕차량’ 한 대씩을
농어촌에 기증하고 있다.
김제를 시작으로
울릉도,
하동,
청양,
정선,
칠곡,
장흥,
제주,
영동,
연평도를 거쳐
올 고흥까지
모두 11대에 이른다.
차량 한 대 가격은 약 5000만 원.
1.2t 트럭을
어르신 목욕시키기에 편하도록 개조한 것이다.
욕조와 보일러, 물탱크를 갖췄다.

“엄마를 목욕시킬 때마다 너무 힘들었다.
14년 동안 누워만 계시다보니,
몸피가 엄청 불었다.
조심조심 이불 위에 올린 뒤
살살 끌어서, 겨우겨우 씻겨드리곤 했다.
그래도 나중에 보면 엄마 몸에 푸른 멍 자국이 보였다.
목욕하면서 어딘가에 부딪힌 것이다.
간혹 엄마 눈에 물이 튀기라도 하면
일주일씩 눈을 못 뜨셨다.
정말 속상했다.
하지만 간병도우미를 둘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 시간은 나와 말 못하는 엄마
단 둘만의 소중한 교감시간이었다.
아무리 지방공연 갔다가 늦게 돌아오더라도
엄마를 씻겨드려야 편안하게 잠을 이룰 수 있었다.
대소변을 처리하고
기저귀를 바꿔줘야만
마음이 편안했다.
엄마는 돌아가실 때까지
등에 욕창 한번 없었다.
앞으로도 목욕차량 기증은 계속 이어가고 싶다.
별도 통장을 마련해
한 달에 500만 원씩 저축한다.
내 자신 때론 마이너스 통장으로 살 때도 있지만,
이 돈만큼은 절대 손대지 않는다.
돈이란 게 참 이상하다.
넘치면 쓸 데가 꼭 생기고,
쓰고 나면 쓸 만큼 채워진다.
더도 덜도 아닌 한 달에
딱 100만∼200만 원 정도가 남는다.
그거면 나 혼자 살기에 충분하다.”

현숙네 집은 예나 지금이나 동네 사랑방이다.
엄마 살아계실 땐
온 아파트사람들이 수시로 들락거렸다.
그분들은 현숙네 아파트 자물쇠 번호를 아예 외우고 있었다.
현숙이 공연하러 나가면
수시로 찾아와
어머니 말벗이 돼 줬다.
말 못하는 어머니 옆에서
재미난 이야기를 해주거나 입에 밥을 넣어줬다.

그렇다.
현숙은 어디서나 人福이 많다.
그 주위엔 사람들이 늘 북적인다.
^^현숙은?
코미디언 ^^김혜영과 단짝이다.
나이는 현숙이 세 살 위지만
친자매처럼 지낸다.
키와 몸무게가 똑같아 옷도 수시로 바꿔 입는다.
대선배 가수 김상희 씨는 그를
‘우리 꼬댕아(막내)!’라고 부르며 챙긴다.
아버지라고 부르는 송해 선생님,
그리고,
조영남, 설운도, 현철, 김국환, 주현미, 하춘화, 남궁옥분, 박상민,
추가열, 탤런트 김성환, 개그맨 조영구, ‘신토불이 가수’ 배일호….


“가요계에 한때 내가 부모님 팔아 인기 챙긴다는 말이 나돌았다.
난 그 얘기를 듣고 가슴이 떨리고
앞이 캄캄해 죽고만 싶었다.
그때 ^^하춘화 선배님이 나섰다.
‘나도 처음엔 애가 덜렁덜렁하고 가식인줄 알았는데,
수십 년 동안 지켜보니 한결같더라.
현숙은 정말 착하고 좋은 애’라고 사람들한테 말해줬다.
고마웠다.
2002년엔 어머님 팔순잔치를 열었다.
비록 말씀은 못하시고 누워계시지만
주치의선생님을 모시고 했다.
앰뷸런스 타고 미장원에 가서
머리도 손질해 드리고,
손톱도 깎아드리고,
화장도 예쁘게 해드렸다.
그때 KBS합창단 30명이
무료로 찬조출연을 해줬다.
‘나의 어머니’란 노래를 불렀는데
아마도 그 고마움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난 여태까지 주위 분들의 많은 도움으로 살아왔다.
더 열심히,
더 겸손하게,
더 베풀면서 살아야 한다.
아직 멀었다.”  


▼ 현숙 약력

▽1959년 5월 17일 전북 김제시 월촌면 출생
▽1979년 ‘타국에 계신 아빠에게’로 가수 데뷔

♣히트곡
▽정말로(1980)
▽포장마차(1982)
▽건곤감리청홍백(1984)
▽사랑하는 영자씨(1995)
▽요즘 여자 요즘 남자(1997)
▽해피 데이(1999)
▽오빠는 잘 있단다(2002)
▽춤추는 탬버린(2004)
▽월화수목금토일(2006)
▽물방울넥타이(2009)
▽내 인생에 박수(2011)
▽청춘아(2013)
▽당신 만나길 잘 했어(2014)
♣가수상
▽MBC 10대 가수상(1980∼1982)
▽KBS가요대상(1996∼2013)
▽‘요즘 여자 요즘 남자’로 방송의 날 방송대상(1997)
▽서울가요대상 특별상(1997)
▽‘오빠는 잘 있단다’로 프로듀서가 뽑은 인기가수상(2002)
▽SBS가요대전 트로트부문상(2003,04)

♣훈포장 및 사회활동
▽어버이날 국민포장(효행연예인선정 1996)
▽저축의 날 대통령표창(2001)
▽효령대상 효행부문상(2001)
▽대한치매학회 치매홍보대사(2008)
▽삼성효행상 특별상(2009)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홍보대사(2011)
▽2018평창겨울올림픽 홍보대사(2012∼)
▽법제처 국민법제관 홍보대사(2011)
▽고액기부자모임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2013) -1억원 기부 클럽임
(박지성 선수가 555번째 그 회원됨-옮긴이주)
▽보건복지부 치매홍보대사(2013)
▽한국어 홍보대사(2013)

@+동아일보사측 및 ^^김화성 전문기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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