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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프로바둑 女性 九段-^^박지은 상세 인터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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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3 한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2,280회 작성일 2014-09-04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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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Her Story 게재 일자 : 2014년 09월 03일(水)
프로기사 박지은 9단 “시간 아까워 中1때 자퇴…”
프로기사 박지은 9단 페이스북트위터구글
▲ 박지은 프로기사가 지난 8월 2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홍대 연구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바둑과 인생’을 얘기하며 밝게 웃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munhwa.com
▲ 박지은 프로기사가 지난 8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세계수학자대회’의 ‘수학과 바둑 이벤트’에서 수학자들과 바둑을 두고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한때 ‘아마조네스의 여전사’ ‘여자 유창혁’이란 별명으로 불리던 박지은(31) 9단을 TV를 통해 처음 본 것은 2001년 제2회 잉창지(應昌期)배 세계여류바둑선수권대회와 제2기 여류명인전에서였다. 그 당시 중국 출신의 세계 최강 여류기사인 ‘반상(盤上)의 철녀’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과 맞선 박 9단은 18세 앳된 소녀의 모습이었다. 전 세계 여류 바둑계를 주름잡던 루이 9단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고 맞섰지만 두 시합의 결승전에서 각각 2대 1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치자, 골똘히 생각에 잠겨 반상을 무섭게 내려다보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로부터 7년 뒤인 2008년 1월 17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세계여자바둑선수권에서 루이 9단을 물리치고 우승함으로써 한국 바둑 사상 최초로 여류 9단에 오른 박지은. 반상 앞에서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승부사’로서의 기풍(棋風)을 뿜어내지만 사석에서 만난 그는 어느덧 서른의 나이를 넘겨 안정적이면서도 약간은 수줍음과 호기심을 감춘 듯한 ‘숙녀’의 자태가 엿보이는 듯했다.

문화부 기자가 아니면서도 ‘바둑’을 약간 둔다는 이유만으로 박 9단을 인터뷰할 수 있었다는 건 행운이었다. 지난 7월 열린 제42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예선 3회전에서 박상돈 8단에게 백 불계승하며, 500승 고지를 밟은 박 9단을 만나기 위해 철지난 기사들을 검색한 뒤, 신촌 인근에 있는 박 9단의 ‘홍대 연구실’로 향할 때는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박 9단이 주축이 돼 만든 ‘홍대 연구실’은 평일 오후라서인지 몇몇 연구생들만 있을 뿐 한적한 편이었다.

먼저 박 9단이 바둑을 하지 않았다면 어떤 직업을 선택했을까가 가장 궁금했다. “‘제가 바둑을 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는데 단번에 떠오르는 정답이 없었던 것 같네요. 아마도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지 않았을까 싶어요.” 실제로 박 9단에게 있어 바둑은 운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박 9단은 10세 때 바둑교실에서 바둑을 처음 배웠다. 아마 1급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바둑을 접하긴 했지만, 프로 기사를 꿈꾸기에는 늦은 나이였다. 몇개월간 바둑의 재미에 푹 빠지면서 피아노, 미술 등 다른 학원들을 모두 때려치웠다. “처음 바둑을 둘 때 친구들이 모두 신기하게 여겼어요. 선머슴처럼 산만 한 애가 어찌된 일인지 바둑판 앞에만 앉으면 꼼짝 않고 집중했으니까요.”

바둑을 배운 지 1년 만인 11세에 1급이 됐고, 중1에 올라가면서 한국기원 연구생이 됐다. 당시 박영훈, 홍민표, 어린 강동윤 등이 같이 공부하던 멤버들이었고 김동엽, 안관욱, 김종수 사범이 실전 스승이었다. 프로기사가 되고자 했던 박 9단은 더 이상 바둑과 공부를 병행할 수가 없어 학교를 중퇴하고 도장생활을 시작했다. “특기생으로 진학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 학교 다니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어요. 바둑을 배우기에도 시간이 빠듯했으니까요. 바둑에 제 인생을 모두 걸었고, 아버지의 찬성과 어머니의 반대로 잠시 혼란을 겪었지만 결국 중1 때 학교를 그만두었지요. 지금도 학업중단을 후회하진 않아요. 그러나 제 인생에 ‘학창시절’이 없다는 건 좀 아쉬울 때가 있어요.”

박 9단은 프로기사로 데뷔하기 위해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들어간 뒤 공부를 계속했고 여섯 차례의 입단 도전 끝에 1997년 11월 14세라는 나이에 프로에 입문했다. 12회 여류입단대회에서 6승 1패의 성적으로 입단한 것이다. 평생 ‘라이벌’로 지내는 조혜연(29)은 한발 먼저 입단해 있었다.

그러나 프로입단은 또다른 도전의 시작이었을 뿐이었다. 매주 계속되는 대국과 세계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승패에 대한 압박과 스트레스가 박 9단을 억눌렀다. “스무살 때 어느날 대국을 하다가 갑자기 숨쉬기가 힘들어졌어요. 호흡이 가빠지면서 숨이 차오르는 현상이 반복돼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았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나왔어요. 그 후에 같은 증상이 반복됐고, 의사로부터 그 병은 몸이 아파서 생긴 병이 아니라 마음의 병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바둑에 대한 집착과 결과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생긴 병인 셈이죠.”

지난 2002년 박 9단은 중국에서 열린 여자세계대회 호작배 결승에서 윤영선 사범을 맞아 반집 차로 패했다. 눈앞에서 우승을 놓친 그는 한동안 패배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질 못했다고 한다. “바둑이 아니면 박지은도 없다고 생각할 만큼 바둑에 빠져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승부에 연연하게 됐죠. 대국에서 진 날은 사람들이 접근하기를 무서워할 정도로 표정이 어두워졌어요. 그런 생활을 반복하다간 바둑을 오래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든 것은 그 무렵이었어요. 그때부터 책도 보고 여행도 다니고 운동을 즐기면서 조금씩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박 9단은 2008년 1월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끝난 제1회 원양부동산배 세계여자바둑대회에서 루이 9단을 2대 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여류 세계대회 우승자에게 1단 승단을 허용하는 새로운 한국기원 승단 규정에 따라 8단에서 입신(9단)의 경지에 오른 그는 세계 여류기사의 전설로 인식되는 루이 9단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제가 아는 프로기사 가운데 가장 열심히 바둑을 연구하는 분이세요. 정말 바둑을 좋아하고, 바둑 두는 것 자체를 즐기시는 분이시죠. 지금은 중국으로 돌아갔지만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여류 기사들에게 엄청난 영향과 자극을 준 분이기도 합니다.” 루이 9단은 이 대회에서 박 9단에게 패한 후 유창한 한국말로 “이겼으니까 밥이나 사라”며 진심으로 축하해줬다고 한다.

바둑계에서 박지은 9단과 조혜연 9단, 루이 9단 간의 삼각관계는 유명한 얘기다. 조 9단은 2003년 11월 9회 여류국수와 2004년 1월 5회 여류명인을 연거푸 따며 루이 9단의 벽을 넘어서는가 싶었지만 해가 갈수록 루이 9단에게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 9단은 루이 9단에겐 강하지만 조 9단에게 유독 약한 징크스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조 사범과의 대결은 항상 자신감을 갖고 임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언론에서 ‘라이벌’ 운운하니까 자꾸 신경이 쓰이고, 부담이 돼 결과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의식하지 않으려는데 그게 더 신경을 쓰이게 하지요.”

한국 여류바둑계에 대한 박 9단의 평가는 그리 밝지 않다. 박 9단을 비롯해 수많은 샛별들이 탄생하고 있지만 여성바둑계의 저변 확대는 여전히 시급한 현안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국 바둑계 역시 이창호, 이세돌과 같은 1인 독주시대가 끝나고 대혼란기에 빠진 것 같아요. 승부 측면으로 본다면 중국에 다소 밀리는 상황이긴 하지만 국가대표 창설이라든지, 프로기사들의 개인적인 노력이 있다면 충분히 중국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다고 봅니다. 바둑이라는 자체를 본다면 예전처럼 인기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지요. 바둑계가 어떻게 하면 대중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들이 다양하게 바둑의 세계를 접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연구하는 것은 결국 한국기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기가 없다면 바둑이라는 시장이 계속 작아질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프로기사들이 예전처럼 대국료만으로 살아가기 힘들어진 현실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프로대회에서 대국료 제도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서서히 없어지는 추세다. 각종 기전이 상금제 위주로 바뀌면서 수입이 예전에 비해 줄어든 기사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모든 대회가 아직까지 체계적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승부를 가리는 시합이 아니더라도 ‘토너먼트 기사’ 보급이라든지 여러 방면에서 프로기사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이것 또한 한국기원이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봅니다.”

박 9단은 여러 스포츠나 취미 중에서 바둑이 갖는 가장 큰 장점으로 ‘재미’를 꼽았다. “바둑은 집중력을 높일 수 있고, 또 재미있습니다. 변화가 무궁무진하고, 서로 한 수씩 두는 공정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변화들을 생각하다 보면 시야가 넓어질 수도 있고요. 처음에 접하는 게 어렵지, 배우고 나면 누구나 바둑에 매료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 9단은 요즘 시합이 없는 시간에는 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관리를 하기 위해 요가를 배우거나 친구들을 만나고 있다고 했다. “장시간 대국에 임해야 하는 프로기사에게 체력관리는 매우 중요해요. 평상 시 대국에 몰입해 있다가 이겼을 때는 괜찮은데 지고 나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곤 해요. 문제는 졌을 때 스트레스를 어떻게든지 빨리 푸는 게 중요하지요. 한때 놀러다니는 게 재미있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계속 그런 생활을 지속하면 바둑을 잘 둘 수가 없겠더라고요. 앞으로 요리그림 그리기를 시작하는 등 취미생활의 영역을 넓힐 작정이에요.”

최근 대학에 진학한 프로기사들이 늘어나는 상황에 대해 박 9단은 뚜렷한 주관을 피력했다. “어렸을 때 바둑에 매진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둔 이후 한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어요. 다만 바둑 두는 것이 너무 힘들어 쉬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이 있었죠. 대학에 진학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 그 시간에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요. 지금 검정고시를 치르고 학위를 딴다면 정말 졸업장 때문인 거잖아요. 학교 안 다니고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배우는 게 지금의 상황에서 더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어렸을 때부터 프로기사라는 한길만 바라보고 달려온 박 9단은 요새 어린 학생들이나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이 많은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제가 생각할 때 먼저 관심있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찾았을 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게 필요하겠죠.”

박 9단은 아직까지 자신의 인생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결혼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당연히 좀더 노력해서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최대의 목표라고 했다. 홍대 부근에 자신의 이름을 붙인 바둑연구실을 마련한 이유도 꾸준히 공부하고, 자신의 목표에 더욱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박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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