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간에 좋은 음식이 눈에 좋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안과 전문의들은 누구도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몸에 좋은 음식이 결국 눈에도 좋습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의 김황기 센터장은
“몸 전체가
건강해야 눈도 건강해진다”며 그렇게 말했다. 따라서 김 센터장이 추천하는 ‘눈 건강에 좋아 녹내장까지 예방해
주는 식품’은 비타민 A·C가 풍부한 음식이나 셀레늄 등의 항산화 활성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 시신경 혈류 개선에 도움이 되는
식품들이다.
“이 같은 식품들로는 비타민 A·C·E, 알파 및 베타카로틴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당근과 시금치, 라이코펜의 대명사인
토마토, 루테인이 풍부한 블루베리, 아사이베리 등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백내장, 황반변성 예방에도 유익한 식품으로 통하며 실제로 시신경 손상을
줄여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러 항산화 식품 중에서도 김 센터장 본인은 시금치를 특히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제
경우에는 일상적인 식단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시금치 나물을 좋아합니다. 시금치에는 각종 비타민 성분 외에도 항산화 물질인 루테인과 제아크산틴이
다른 어떤 채소들보다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김 센터장은 “안압이 높아져 실명에까지 이르는 질환인 녹내장의 경우
직접적으로 안압을 낮춰 주는 음식은 없다”며 “다만 노화를 촉진하는 산화작용의 억제에 일정 작용을 하는 항산화 물질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2000년 전문의 취득 후 곧바로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에서 근무하기 시작해 15년 동안 오로지
녹내장과 백내장만을 치료하고 있는 이 분야의 중견이다. 그동안 김안과병원 진료부장을 역임했으며, 한국녹내장학회 보험이사 등을 맡아 국내 녹내장
치료와 연구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녹내장 분야 중에서 특히 정상안압 녹내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치료와 연구를 하고 있다.
한편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는 김 센터장을 필두로 전문의 8명, 간호부 10명, 검사부 3명, 검안부 2명, 원무부 4명의 직원이
환자 중심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센터는 연평균 3만5000여 명의 녹내장 외래환자에게 1만3000여 건의 망막
신경섬유층검사, 1만1000여 건의 시야검사를 시행하는 등 그 어느 안과
병원보다도 풍부한 임상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당근>주황빛
색소 가운데 몸에 흡수돼 비타민 A로 전환되는 베타카로틴이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베타카로틴의 카로틴은 당근의 영어명인
캐럿(carrot)에서 나왔다. 당근 특유의 색상 역시 베타카로틴으로 인한 것이다. 이처럼 비타민A가 풍부하기 때문에 당근은 일찌감치 ‘눈의
보약’으로 명성을 얻어 왔다. 그 외에도 당근에는 칼슘과 칼륨, 마그네슘, 셀레늄 등 몸에 이로운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당근의
셀레늄도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한다.
<블루베리>블루베리에는
시력에 좋은 안토시아닌이 포도보다 30배 이상 많이 들어 있다. 블루베리가 ‘눈에 좋다’는 이야기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영국 공군의 조종사가 빵에 블루베리를 빵 두께만큼 발라 먹은 결과 “희미한 빛 속에서도 물체가 잘 보였다”라는
증언에서 유래한다. 실제로 안토시아닌은 빛의 자극을 뇌로 전달해 물체가 보이게 하는 로돕신 재합성 작용을 촉진한다. 당뇨병에 기인한 망막염과
백내장 예방에 유효하다.
<늙은 호박>호박은 생과에는 비타민 A가 적으나 숙과에는 약
1000IU가 들어 있다. 비타민A가 야맹증, 안구건조증, 각질연화증 등 각종 눈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사실이다. 비타민 A는
면역과정을 자극, 증진시키는데 그로 인해 항암 효과, 백혈구 기능
강화, 항체반응을 촉진시킨다. 호박에 풍부한 루테인 역시 눈에 절대적으로 좋은 성분이다. 그 외 호박에는
포도당의 전구체인 당질이 풍부하고 식이섬유도 많이 들어 있어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많이 권해진다.
<시금치>비타민
A와 C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활성산소 제거 효과가 있다. 또 제아크산틴은 눈의 망막 부위에 있는 항산화물질로 자외선과 청색광에 노출돼 생기는
활성산소를 흡수하고 노화에 따른 백내장을 예방해 준다. 루테인도 풍부한데 이 성분은 시력을
유지하는 망막의 작은 부위인 황반에
집중 분포돼 있으며, 부족할 경우 황반변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시금치에는 이 외에도 엽산, 철분, 칼슘,
필수아미노산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다.
이경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