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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현 장군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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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3 한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642회 작성일 2013-10-25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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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兵 유병현 장군의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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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논설실장

최근 출간된 ‘유병현(柳炳賢) 회고록’은 공직사회와 국민 모두에게 감동과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일부 전·현직 공직자들 행태가 국민의 억장을 무너지게 하는 와중이어서 더 돋보인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합참의장, 파월(派越) 맹호부대장 등을 역임한 유병현 예비역 대장은 집필 동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여러 질병으로 병원 입·퇴원을 되풀이하면서 무위도식 해왔다. 한 발은 기동성을 잃고, 한 눈은 실명하여 3급 장애자가 되었다. 하루 한 끼는 액체 영양식을 직접 위에 투입해왔다. 그래도 과거 부관과 보좌관들이 내가 걸어온 길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충고해 주었다. 책상에 앉아 있기조차 힘들었는데, 흩어진 자료를 찾아 정리하기란 더 어려웠다. 그래도 이 글이 앞으로 국가 안보를 연구하고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나이 아흔인 내가 심한 병마와 싸우며 4년 넘게 걸려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천운이다.”

노병(老兵)은 “40년 간 공직에 봉사할 기회를 준 대한민국에 바치는 마지막 충성”이라며 이렇게 ‘마지막 전투’를 수행했다. 애국이란 무엇인가? 안보는 어떻게 지켜지는가? 누가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가? 안보와 국익의 최일선에 섰던 군(軍) 원로의 회고는 명쾌한 답을 준다.

정부 수립 이틀 뒤인 1948년 8월 17일 육군사관학교(특7기)에 입교한 유 장군은 안보의 산 증인이다. 회고록은 장교로서 직접 체험한 6·25 전쟁, 맹호사단을 지휘했던 베트남전, 북한군의 남침용 땅굴을 전무후무한 ‘요격 땅굴’로 찾아낸 과정, 10·26과 5·18 등 헌정 중단기에 합참의장으로서 북한 도발을 억지했던 일 등을 냉철하게 기술하고 있다. 특히 1980년 당시 전두환 대통령과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 당선자 사이에서 정상회담 대가로 ‘김대중 구명(救命)’을 성사시킨 암호명 ‘신춘계획’ 관련 문건들은 처음 공개되는 역사적 기록물들이다.

유 장군이 가장 남기고 싶어하는 이야기는 한미연합사령부와 전시작전권 문제의 중요성이다. ‘한미연합사 창설의 주역’이라는 회고록 부제(副題)가 말해주듯 유 장군은 6·25 전쟁 때부터 미군과 특별한 전우애를 쌓았고, 베트남전에서는 한·미 연합작전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1968년 1·21사태와 미국 푸에블로호 납북 사건이 일어났을 때 미국의 소극적 태도와 유엔군사령부의 한계를 분명히 보았다. 설상가상으로 1969년 닉슨 대통령의 괌독트린에 따라 미1군단이 철군할 경우, ‘인계철선’ 기능도 없어지게 됐다. 이와 관련된 한·미 임시위원회가 가동되고 실무책임이 유 장군에게 맡겨졌다. 결국 1군단 사령부를 한·미 연합군단으로 개편해 의정부에 잔류토록 했다. 수많은 협상,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등 우여곡절 끝에 1978년 11월 7일 연합사가 창설됐고, 유 장군은 초대 부사령관에 보임됐다.

유 장군은 작전통제권을 군사 주권인 양 주장하는 것은 오해나 무지, 아니면 종북(從北) 선동이라고 지적한다. 작전통제(operational control)는 특정 작전에 참가하는 부대의 작전을 지시하는 권한이며, 군수·인사 등 모든 것을 망라하는 지휘(command)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한미연합사는 양국 대통령이 공동 지휘하는 작전을 양국 참모들이 수행하는 구조로서, 오히려 군사 주권을 보완·강화시킨다. 미군이 사령관을 맡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작전통제권을 가지고 있지만 유럽 어느 국가도 군사주권 침해로 보지 않는다. 프랑스가 미·영 주도에 반발해 탈퇴했지만 옵서버로 남아 있고, 가입국은 늘고 있다. 모든 나라가 동맹·상호·다국적 방위체제로 안보를 강화하면서 국방비를 절감하는 추세에서 한미연합사는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시스템이다. 해체 않고 보완해 나가야 한다.

유 장군은 평생의 경험과 경륜을 토대로 주변국들 분석에서부터 군 합동성 강화, 참모총장 임기를 3년으로 늘릴 것과 인사권 보장, 부사관 우대 필요성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안을 제언했다. 또 잘된 공(功)은 넘기되 잘못된 책임은 자신이 지며, 국가가 부여한 과업은 반드시 성취하고, 혹 실패하더라도 자신이 떠안고 국가엔 누(累)가 되지 않게 하는 등 공직자의 품격과 애국심을 몸소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생의 마지막 에너지까지 조국에 쏟아붓고 있는 노병에게 이제 대한민국이 존경과 감사의 경례를 올려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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