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경찰수사연수원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사건에 대한 수사 축소 의혹과 관련해 당시 이택순 경찰청장의 사퇴 주장. |
[토요판] 커버스토리 ‘문제적 경찰’의 역사
김승연 한화 회장 폭행 사건 때수사 축소 의혹 비판한 황운하
양천서 고문행위 사건 터지자
지휘부 실적주의 비판한 채수창
경찰은 감봉·파면 징계했지만
“경찰 지휘부가 크게 잘못하면
내부에서 언제든 옳은 목소리
터져 나올 수 있다는 것 일깨워줘” 경찰의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 축소·은폐 외압 사실을 드러낸 권은희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에게 국민적 관심과 응원이 쏟아지는 것은, 그가 경찰 수뇌부의 ‘부당한 명령’에 맞선 경찰이었기 때문이다. 검사는 정부 조직에 딸린 공무원이면서 스스로 법원 등 사법기관에 버금가는 ‘준사법기관’이라고 부른다. 반면 경찰 개개인은 안전행정부 외청 소속 공무원의 성격이 한층 강하다. ‘윗선’에서 부당한 명령이 내려오더라도 자기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은 조직이 경찰이다. ‘상명하복’과 ‘조직기강’을 강조하는 경찰 내부에서 주요 사건 처리와 관련해 자기 목소리를 냈던 대표적인 인물은 황운하 경찰수사연수원장(경무관)이다. 황운하 원장은 2007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 사건에 대한 수사 축소 의혹과 관련해 당시 이택순 경찰청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사건의 발단은 김승연 회장이 싸우다 맞은 아들의 복수를 위해 폭력조직 서방파의 두목 등을 이끌고 보복에 나선 것이었다. 2007년 경찰은 김 회장이 연루된 폭행 사건을 접수하고도 늑장수사와 사건 축소·은폐에 급급했다. 김 회장의 보복폭행, 경찰의 사건 은폐 사실 등은 이후 언론 보도와 경찰 내부 감찰 등을 통해 대부분 드러났다. 이에 황 원장은 경찰청 공식누리집인 사이버경찰청 게시판에 ‘경찰청장은 스스로 물러나 조직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청장의 사퇴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황 원장은 이 사건 관련 논란을 주도한 ‘죄’로 이택순 청장이 요구한 경찰 내부 징계위원회에 회부됐고 여기서 감봉 3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경찰대 1기 출신으로 경찰 내부에서 수사권 독립 요구를 주도해온 황 원장은 대전 서부경찰서장으로 재직하던 2006년에도 경찰 내부통신망을 통해 “(경찰) 지휘부가 수사권 독립에 미온적”이라고 비판하다 경찰종합학교 총무과장으로 좌천되기도 했다. 그가 ‘경찰의 별’이라 불리는 경무관으로 승진한 것은 2011년 11월 경찰 인사 때였다. 채수창 전남 화순경찰서장은 서울 강북경찰서장으로 재직하던 2010년 6월 양천경찰서의 고문·가혹행위 사건과 관련해 경찰 지휘부의 무리한 실적주의를 비판하고 당시 조현오 서울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이름을 알렸다.
채수창 전남 화순경찰서장 서울 강북경찰서장 재직시 경찰 지휘부의 무리한 실적주의 비판, 당시 조현오 서울 경찰청장의 사퇴 촉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