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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재난지역 자원봉사활동에 다녀와서[재경동창회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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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42 조중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051회 작성일 2008-01-0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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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재난지역 자원봉사활동에 다녀와서 

지난 2007년 12월29일 재경 대전고총동창회 주관으로 서해안의 기름유출사고로 재난을 당한 지역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공식적인 봉사활동으로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천안 북면의 산골마을에 이은 두 번째였다.

천안의 경우는 나 자신 농촌출신으로 젊음의 패기가 있었기에 그야말로 자원하여 다녀왔고, 젊은 날 잊지 못할 뿌듯한 감동의 사연들도 많았었다.
길지 않은 기간에 정든 아이들이 눈물을 뿌리며 헤어짐을 슬퍼하던 맑은 눈망울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아마 그 당시 같이 했던 우리 친구들은 모두 공감하리라 믿는다.

이번의 경우는 그때와는 사뭇 달랐다.
먼저 솔직히 말해서 처음부터 흔쾌한 마음으로 선뜻 나섰다기보다는 내가 처해있는 입장으로는 빠져서는 안 된다는 의무감이 꼭 가야겠다는 소명감보다 먼저였던 것이다.
그러나 다녀와서는 천안 때의 경우와 다르지 않게 똑같은 감동을 받고, 역시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이미 재난발생 20여일 만에 30만 명을 돌파하여 오늘(2008.1.1.) 소식에 의하면 50만 명을 넘었다는 많은 사람들. 그 중에 극히 미미한 한 사람으로 내가 그 대열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것.

그랬다.
우리 재경 대전고동문들의 숫자가 대략 8천여 명이라 한다. 그 숫자의 1%, 100명에 하나만 참여해도 80여 명, 버스 두 대는 채우리라 믿었었다.  
그러나 참여인원이 적어 예비로 대비였던 버스 한 대를 되돌려 보내고 31명이 출발할 때 씁쓸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나마 우리 42기(64세)가 8명으로 전체 참여인원 중 최다 참가인원이 되었다. 물론 우리 동기인 송인준 친구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진 않을 것이다.

아무튼 이미 다녀간 자원봉사자들의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아득하고 어려웠던 기름과의 힘든 싸움에서 마침내 어느 정도 원상에 가까운 상태로 복원 되고 있는 사실에 놀랐고, 마지막 기름 찌꺼기를 닦아냄으로써 자그마한 일조(一助)를 할 수 있음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어느 순간, 참석하지 못한 다른 이들을 비난하거나 우리 팀의 참여인원이 적었다는 사실에 전혀 개의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쾌한 마음으로 선뜻 나서지 못했던 나 자신 남을 비난할 자격이 없음과, 비록 적은 인원이었지만 그 숫자에 연연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비록 본인은 특별한 사정으로 참석할 수 없었지만 그 아들이 참석하지 못한 아버지 몫을 대신하여 친구를 데리고 참여한 고등학생의 그 씩씩한 모습, 남편을 따라 참석한 부인의 수수하고 단아한 모습을 보면서 100명, 200명이 왁자지껄 떼 지어 참여한 것 보다 훨씬 큰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기름유출사고로 해당지역 주민들이 난리법석에 울부짖던 순간에도 자신이 퇴임 후 머물 사가(私家)의 건설현장은 다니면서 나흘 동안이나 꿈쩍도 하지 않는 사이에 그 지도자가 되겠다고 대선후보로 나선 사람들이 앞 다투어 몰려다니는 꼬락서니와 어찌 비교할 수 있단 말인가!

이해득실을 따지는 곳엔 온기(溫氣)가 없다.
사람 사는 곳엔 역시 훈훈한 온기가 제일 아닌가.
누구든 봉사 그 자체가 좋아서 선뜻 나서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연유에서든 일단 봉사활동을 하고나면, 남을 위해 희생한 그 보람이 곧 자신을 위한 소중한 열매로 돌아오는 것이라 믿는다.
목적 없는 순수한 봉사가 소중한 까닭이기도 하다.

이러한 차원에서 재경 대전고동창회 차원의 봉사활동을 처음으로 펼쳐낸 송인준 친구에게 경의를 표한다.
산을 오를 때, 최초의 한 걸음이 있음으로 해서 마침내 그 봉우리에 이르듯이 처음 그 시작이 있는 곳에, 뜻이 있는 곳에, 항상 그 보람의 열매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리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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