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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희 (78회) 나흘간의 꿈같은 1군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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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홈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3,177회 작성일 2004-07-2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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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의 추는 이미 기울어져 있었다. 8회말 0-4로 뒤진 상황. 마운드에 오르니 그래도 떨렸다. 1년여를 기다려온 감격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잠실구장의 많은 관중이 그를 주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 흥분됐다. 첫 타자는 두산 간판타자 김동주. 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남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며 생각했다. ‘난 이제 프로야구 선수다.’ 한화 윤경희(24)의 전반기 1군 첫 등판이자 마지막이 된 지난 6월27일 두산전 상황이다.

대전고를 거쳐 지난해 동의대를 졸업한 윤경희는 받아주는 팀이 없어 1년 동안 맥스(MAX) 사회인야구팀에서 뛰었다. 사회인야구팀이라 봐야 1주일에 한 번,일요일에 경기를 치르는 게 전부였다. 그나마 운동장도 조악하고 관중도 거의 없어 경기감각을 익히는 것 외 별다른 야구의 묘미를 느끼지 못했다. 윤경희가 “관중이 많아서 떨렸지만 재미도 있었다”고 첫 프로무대 등판을 회상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윤경희의 1군데뷔 성적은 1이닝 1볼넷 무실점. 합격점을 줄 만했지만 직구스피드가 141∼2㎞에 머물러 당시 코칭스태프로부터 “좀더 가다듬어야겠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윤경희가 1군에 머문 시간은 나흘뿐.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프로무대에 섰다는 것만으로 가슴 벅찬 기억이다. 윤경희는 “학교 졸업하고 그냥 프로로 온 선수들은 몰라요. 그 기분이 어떤건지…”라며 감회에 젖었다.

현재 윤경희는 김정수 2군 투수코치의 도움 아래 포크볼을 연마하고 있다. 140㎞ 후반대의 직구스피드를 되찾기 위해 하체단련에도 힘쓰고 있다. 윤경희가 후반기에 다시 1군무대에서 공을 뿌리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미래를 가꿔가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

/김양희 whizzer4@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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